민선 8기 구청장에게 듣는다 ⑧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용산정비창 개발 청사진 완성
국제업무지구 ‘금융허브’ 구상
市와 협력 ‘예전의 실패 없을 것’
저층 주거지 20여년간 슬럼화
주민안전 위해서라도 신속 개발
누구나 인정하는 수도 서울의 금싸라기 땅이지만 20년 가까이 허허벌판으로 남아있던 ‘용산정비창’의 개발 청사진이 완성됐다. 예로부터 한양 도성의 입구를 자처했지만, 지금은 이런 저런 규제에 낡은 건물들이 가득한 용산구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6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용산정비창 개발을 미래 용산의 출발점으로 풀이했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이 용산을 세계적인 비지니스 타운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는 기대다.
박희영 구청장은 “용산 개발의 적기다. 중앙정부, 서울시와 용산구가 ‘원팀’을 이뤘던 적은 없다”며 “원팀으로 소통 채널을 갖춘 힘 있는 용산구청장으로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본인의 역할을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 시와 자치구의 미묘한 갈등에 무산됐던 10여 년 전 용산개발 플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박 구청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금융허브라는 청사진을 입혔다. 그는 “국제업무지구는 금융허브가 될 수밖에 없다. 여의도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배후지역은 다리만 건너면 올 수 있는 정비창 부지뿐”이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철수한 씨티은행, 아시아의 여러 국제 은행이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용산의 임대주택 공급론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저도 (주택 우선배치에) 강력하게 반대한다. 용산 한가운데 1만가구가 넘는 주택을 지으면 정작 비지니스용 빌딩을 세울 곳이 없어진다”며 “30% 면적인 6000가구가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용산정비창’ 개발이 가져올 나비효과도 준비했다. 박 구청장은 “정비창 뒤 용산전자상가와 국제업무지구의 연계를 통해 대규모 첨단 업무단지로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며 “노상주차장의 지하화, 전자상가 일대의 국유지 활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용산구 내 저층 주거지와 관련해서는 안전을 위해서도 신속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안전보다 우선하는 건 없다”며 “청파동, 한남동 등은 재개발 지구로 지정된 후 20여 년간 개발이 지연돼 슬럼화 됐다.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서라도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한강변에 있지만 40년이 넘어 안전진단에서 위험 판정을 받은 중산시범아파트에 대해서는 “개보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안전진단등급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며 토지 소유권 이전을 놓고 주민과 서울시 사이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4명의 여성구청장 당선자 중 한 명인 박 구청장은 여성의 정치 진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박 구청장은 민선7기보다 많아진 여성 구청장에 대해 “유권자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과거 정치권이 관습적으로 해오던 ‘여성우선지역구’, ‘여성전략공천’ 등에 대해서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여성전략 공천이 없어도 이기려고 준비를 했다. 여성 가산점 없이 (경선) 붙었기에 떳떳하다”며 “여성도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될 만한 지역 몇 개 줘서는 안 된다. 인심 쓰듯 여성 할당 주면 여성 정치인이 자생력을 못 기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이 출마하고 싶은 곳에 출마할 수 있게 해주고 스스로 이기도록 하는 것이 훨씬 미래지향적”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상황에 생활치료 시설이 없는 용산구의 대비 계획을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이웃 중구의 협조를 통해 병상을 추가 확보했다”며 “지역 내 대형병원들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방심하지 않고 의료대응체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지역경제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용산구의 이태원과 한남동 등 상업지구는 과거 코로나19 확산에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다. 박 구청장은 “금융권과 협의해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출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지원 문턱을 낮추겠다”며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융자금액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한액을 확대하겠다”고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앞으로 4년간 용산구를 이끌 박 구청장은 ‘소통하는 민생구청장’으로 남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는 “용산구민의 편에 서서 용산구민만 보고 가겠다”며 “구청장은 구민의 생각을 현실화하는 역할”고 소통을 강조했다. 취임 첫날 화려한 행사를 취소하고 새벽부터 침수 취약지역과 수방시설을 직접 찾은 이유다.
최정호·이영기 기자
20k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