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동결기대했는데 무위”
젊은층 “알바구하기 어려워질 것”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경기 회복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자들은 다 끝장나는데....” 서울 금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성모(43) 씨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결과에 대해 30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 최저임금이 소폭 상승해도 영업장에 대한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이번 한 번만이라도 동결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가, 기대가 무위가 됐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었다.
최임위는 이달 2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에 비해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 될 전망이지만, 일반 시민부터 자영업자들까지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임금은 올랐지만,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사용주의 근무 시간이 길어지고 근로자들의 일자리나 근무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장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는 젊은층은 모두 이번 인상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경기 고양의 한 카페에서 석달째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3) 씨는 김씨는 “자영업자들도 힘들겠지만, 알바를 구하기도 어려워질 것 같다”며 “점주들은 공고를 더 안 낼 거고.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역시 일을 그만두거나 근무 시간이 줄어 전체적으로 받는 임금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대학교 2학년인 김모(22) 씨도 “내년에 또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암울할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진 않다”고 우려했다. 직장인 박모(29) 씨도 “최저임금이 상승한다면 기업들도 제품·서비스 가격을 불가피하게 올릴 수밖에 없으므로, 노동자 입장에서도 가격 부담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임금을 상승하려면 주휴수당 폐지 등의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인상분이 시간당 1만원을 초과하지 않았어도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 수당은 1만원을 초과해 부담으로 다가오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도 인건비 부담으로 주 15시간 이하의 조건으로 근로자를 뽑는 가게들이 적지 않다”며 “최저임금을 올릴 것이면 이와 상응하는 조건으로 주휴 수당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편의점협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불 주체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축소, 최저임금 미지급, 주휴 수당을 피하기 위한 초단기 채용 등으로 을과 을의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들어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과 주휴수당의 조기 폐지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