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살해 후, 시신 유기 도운 공범까지 살해

法, “교화 가능성 없어, 재발 방지 위해 사형”

헌재, 7월 14일 사형제 헌법소원 공개 변론

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52)이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52)이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평소 알고 지내던 중년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 씨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23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권씨의 1심 선고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것은 2019년 11월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사건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권씨는 궁핍한 경제적 상황을 벗어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범행했고, 공범까지 끌어들인 뒤 살해했다”며 “결과가 매우 중대한데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권씨에게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사형이 예외적 형벌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12월 인천 미추홀구의 한 상가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낸 50대 여성을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A씨의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했다. 다음날 권씨는 시신 유기를 도운 B씨를 인천의 한 야산에서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권씨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지난달 10일 결심공판에서 권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여기에 헌법재판소 역시 12년 만에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살피게 되면서, 사형제의 폐지 여부도 주목된다. 헌재는 7월 14일 사형을 형벌로 규정한 형법 제41조 제1호와, 존속살해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할 수 있게 한 형법 제250조 제2항 중 ‘사형’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공개 변론을 열 예정이다.

헌재가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헌법소원 대상이 된 사건은 2018년 “환청이 들렸다”며 부모를 살해한 윤모 씨 사건이다.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검찰은 1심에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이후 윤씨는 사형과 관련된 형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그러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 폐지소위원회를 통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사형이 범죄의 해악성에 비례해 부과되는 한, 오히려 정의에 합치된다’며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형제가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사형을 대체할 순 없다고도 주장한다.

반면 윤씨 측은 사형제가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효과적인 범죄 억제력도 없다며 위헌을 주장한다. 집행 이후 오판임이 밝혀져도 시정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윤씨는 “범죄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으로써 사회를 보호하는 기능은 종신형 또는 감형 없는 무기징역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달성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앞서 1996년 있었던 사형제 헌법소원에서 헌재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2010년에는 5대 4로 아슬아슬하게 합헌 결정이 났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