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대 양당의 윤리위원회가 정가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당의 윤리위가 이처럼 동시에 주목받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이유는 양당의 윤리심판원 혹은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각 당의 분열과 내홍의 정도가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힘은 이르면 이번주 내에 이준석 당 대표의 품위 유지 위반 여부에 대한 윤리위의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밤에 성희롱 의혹을 받는 최강욱 의원에 대해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민주당의 결정이 한 발 앞선 것이다. 이번 민주당의 결정이 쉽게 나온 것은 아님이 확실하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최 의원은 ‘처럼회’ 소속인데 처럼회는 민주당 내에서도 강성 목소리를 내는 곳이다. 그렇기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 벌써부터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은 이번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극렬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싶다거나 비공개인 윤리심판원 위원들의 잘못된 명단을 가지고 애먼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지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만 해도 윤리심판원이 경징계를 내리거나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굳이 강성 지지층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징계를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를 하지 않을 경우 민심이 민주당을 떠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최 의원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거나 경징계에 머물 경우 그동안 유독 민주당에 집중됐던 성범죄 의혹 혹은 성희롱 관련 의혹들을 국민이 다시금 떠올리게 되고 ‘그래서 민주당에 성희롱이나 성범죄 관련 의혹들이 집중됐구나!’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 대신 중도층 민심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선택을 의외라고 할 수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이번 결정은 국민의힘 윤리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준석 당 대표는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 유지 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윤리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윤리위는 이 대표의 실정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품위 유지를 위반했는지를 판단한다. 그래서 구체적인 증거의 유무도 중요하겠지만 윤리위의 ‘해석’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졌음은 분명하다.
만일 국민의힘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거나 경징계를 결정한다면 민주당은 자신들은 읍참마속 했다며 국민의힘을 공격해 비교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다. 반대로 중징계를 내릴 경우 이 대표의 반발은 분명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당내 분열상은 상당히 심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만일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질 경우 이 대표를 경계하는 측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거나 비대위 구성을 주장할 것이고, 이 대표는 윤리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단의 결심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말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집권 초기 여당의 분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권에 상당히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임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 윤리위의 결정이 당분간 정권과 여당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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