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통해 하반기 사업점검
반도체 120조 ‘호실적’ 전망에도
고물가·경기침체에 ‘적신호’ 진단도
유럽 출장 마친 이재용 ‘기술’ 강조
초격차 기술확보로 위기돌파 천명
21일부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개최
불확실성 커져 대응책 마련에 사활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사상 첫 100조원 매출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시장에 드리워진 ‘R(경기침체) 공포’가 하반기 최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6개월 만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귀국 직후 최대 ‘일성’으로 기술을 강조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술왕국’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인텔·TSMC 등 글로벌 치열한 경쟁을 딛고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실적을 동력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을 119조7880억원으로 추산했다. 애초 추정한 121조8130억원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2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치다.
그러나 최근 부각되는 글로벌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라 삼성 실적도 영향권에 놓여 100조원 실현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따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도시 봉쇄 완화와 성수기 시기 진입에도 하반기 거시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생산·유통채널은 오히려 더 보수적인 재고관리가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 시황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와 관련된 위기감이 최근 삼성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 역시 유럽출장을 마친 후 입국하며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제일 중요했던 것은 ASML과 반도체연구소에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돈, 변화와 불확실성을 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최첨단 반도체기술을 구현할 장비사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는 네덜란드 ASML의 기술이 반영된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극자외선(EUV)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고 ASML 경영진과 회동해 파트너십을 다졌다. 인텔, TSMC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 간 발주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기술에 사실상 ‘다걸기’하는 이유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TSMC가 위치한 대만의 경제성장 속도가 이를 보여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63개국 대상)를 보면, 대만은 2018년 17위였으나 2022년 7위로 10계단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2018년 27위를 기록한 이후 2020년과 2021년 23위로 상승했으나 다시 2022년에 27위로 하락했다.
기술이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점 역시 삼성이 마주한 현실이다. 지난 5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방문지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택하며 ‘기술동맹’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단골 방문지였던 DMZ가 빠지고, 반도체 민간 기업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그만큼 기술의 변화된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21일부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상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시작으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27일부터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기술경쟁력 강화 언급에 따라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방향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대책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헌·문영규 기자
ra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