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끌어내리기 안간힘
에너지부 6개월간 하루 100만배럴
자국내 9개 에너지업체 납품 추진
우크라發 기름값 안정 위해 총력전
바이든, 내달 사우디 왕세자와 만남
‘유가하락 유도 역부족’ 평가 우세
백약이 무효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에 직면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유가를 잡기 위해 45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판매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 주요 산유국들의 대규모 원유 증산 등 유가 안정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다고도 발표했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승부수’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가를 끌어내리는 묘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략비축유 4500만배럴에 대한 긴급 판매를 발표했다.
이번 내용은 지난 3월 말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6개월간 하루 1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 총 1억8000만배럴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선언한 계획의 구체적 방안 중 하나다.
이번 전략비축유 판매 분량은 셰브론·엑손모빌·셸·발레론·마라톤페트롤리엄 등 주요 에너지 기업 9개사가 구매하며, 납품은 8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미 에너지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발생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 문제를 해소하고 미국 내 가정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통한 민생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5000만배럴, 올해 3월 3000만배럴에 이르는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같은 날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 사우디를 방문하는 일정도 공식 발표했다.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한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왕따(pariah)’시키겠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과거 발언을 뒤집고 직접 사우디를 방문하는 것이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의 배경에는 유가 급등을 핵심으로 하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요 산유국의 대규모 증산 말고는 유가상승을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일정 수행차 필라델피아로 가는 비행기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방문이 유가 대응을 위한 노력 차원이냐는 질문에 “에너지 문제가 중요 이슈지만 유일한 이슈는 아니다”라면서 “사우디는 80년간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였으며 양국 이익이 얽혀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애초 양국 관계 냉각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인권 이슈 측면에서 사우디가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이 발표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한 발짝 물러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하듯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할 때 카슈끄지 암살을 ‘인권’ 문제 차원에서 거론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노력들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가를 끌어내리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전략비축유 방출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일간 방출량인 100만배럴은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 감소량인 300만배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유가가 (배럴당) 150~17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전미자동차협회(AAA) 집계 기준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5.01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9%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