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민주 상원의원 20명, 총기 안전법안 합의안 발표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 범죄 이력 확인, ‘레드 플래그’법 촉진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의사당 앞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주)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젊은 시위자들과 ‘눈길 돌리지 마(Don't Look Away)’라고 시위 문구를 배경으로 연설 하고 있다. [EPA]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의사당 앞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주)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젊은 시위자들과 ‘눈길 돌리지 마(Don't Look Away)’라고 시위 문구를 배경으로 연설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텍사스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극도로 높아진 총기 규제 요구 여론에 미 상원이 12일(현지시간) 총기 규제와 관련한 입법에 초당적 합의를 이뤘다.

그동안 관련 입법 저지에 앞장서왔던 공화당 일부 의원까지 총기 규제에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수십년 만에 새로운 총기 규제 법안이 제정되는,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주)과 존 코닌(공화·텍사스) 등 의원 20여명은 이날 총기 안전 법안을 위한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위험인물의 총기 소지를 제한하는 일명 ‘레드 플래그(red flag)’ 법 시행 촉진,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범죄 이력 확인, 대리자 구매 단속 등을 포함했다.

레드 플래그 법은 타인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인물이 총기를 소유할 수 없도록 경찰이나 그 가족이 법원에 청원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워싱턴DC와 19개주에서 시행 중이다. 합의안은 레드 플래그 법을 시행하는 주에 인센티브를 줘,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안을 채택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이다.

합의안은 또 총기를 구매하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 기록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 안전과 정신 건강 프로그램 지원을 늘리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이 합의안에 공화당 의원 10명이 서명하면서 법안 진행을 위해 필요한 필리버스터 우회 가능 정족수 60석이 확보됐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양당의 논의가 정신 건강과 학교 안전 등 주요 문제에 상당한 진전을 만들고, 우리 나라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초당적 결과를 만들어 내길 원한다”고 밝혔다.

법안이 상·하원에서 통과하면 1994년 빌 클린턴 정부 때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법안 통과 이후 첫 총기 규제 입법이다.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법안은 10년 전에 만료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 소식에 성명을 내고 “필요한 조치가 모두 이뤄진 건 아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걸음으로, 수십 년 내 의회를 통과한 가장 중요한 총기 안전 법안 될 것이다 ”라고 평가했다. 그는 “초당적 지지가 있는 만큼 상·하원에서 법안 처리를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신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법 합의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 요구한 규제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 유밸디 총격과 뉴욕 총기 난사 사건에 사용된 돌격 소총 판매를 금지하거나 최소 구입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상향하고,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총기류의 안전한 보관을 의무화하며, 총기 제조사에게도 총격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지우는 등 실질적인 개혁을 요구해 왔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