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거부했는데…폐쇄병동 보호입원 전환
인권위 조사서 환자의견 무시한 정황 드러나
인권위 “인신구속 전제, 절차 반드시 준수해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환자 의사와 상관없이 정신병원에서 동의입원·보호입원으로 전환됐다는 진정을 받고 해당 병원에 재발 방지를 위한 직원 교육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또 국립정신건강센터·국립나주병원·국립부곡병원·국립공주병원·국립춘천병원 등 5개 국립정신병원에도 자의입원, 동의입원이 보호입원으로 전환되는 사례에 대해 절차위반 여부 등을 철저히 심의·의결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지난해 6월 망상, 환청 치료를 위해 피진정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전문의 면담 후 동의입원됐다가 하루 뒤 보호입원으로 전환됐다. 진정인은 이 과정에서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전문의가 입원치료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고, 동의입원과 보호입원 과정에서 진정인과 보호의무자가 직접 입원신청서에 서명했다며 절차상 불법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동의입원은 환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입원하는 유형으로, 동의입원 환자를 보호입원 환자로 전환하려면 환자의 퇴원신청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해당 병원은 정신과 병동 입원을 거부하는 진정인에게 이미 동의입원 항목에 표시가 된 입원신청서를 출력해 서명만 하도록 했고, 진정인이 퇴원 신청을 하기도 전에 미리 보호입원 전환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병원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는 보호입원 전환 과정에서 절차가 준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인의 입원과정이 적법하다고 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효과적 치료를 위해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시킨 점을 인정하더라도, 이는 인신구속을 전제로 한 치료에 해당하므로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입원절차가 반드시 준수돼야 하며, 단지 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해 동의입원 제도가 악용돼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동의입원제도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및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고 입법 취지에도 맞지가 않다”며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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