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스라엘 순방 일정에 추가
실권자 빈살만 왕세자와 첫 만남
美 관계 개선 희망 외교 총력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 중인 유가를 잡기 위해 산유국들의 수장격인 사우디와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예정된 유럽·이스라엘 순방 일정에 사우디 방문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도 세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진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사우디를 방문할 의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이 관심을 끄는 것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첫 만남을 통해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때만 해도 미국과 밀착했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줄곧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사건에 대해 사우디가 대가를 치르게 하고 사우디 왕족을 ‘왕따(periah)’로 만들겠다고 날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를 비롯한 인플레이션이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유가 등에 대한 협력을 위해 지난 3월 추진했던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까지 사우디의 거부로 무산되며 바이든 대통령은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었다. 사우디는 미국이 경계하는 중국, 러시아와 교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관계 개선 희망을 반영하든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사우디에 잇따라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멘 내전 임시 휴전이 두 달 연장된 것과 관련해 사우디의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가 증산을 합의한 데 대해서도 별도 성명을 내고 사우디의 역할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필요 때문에 인권 문제를 외면하며 타협했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전 세계 작가들의 권리 옹호 단체인 ‘펜 아메리카’ 수전 노설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교차하는 위기로 인해 인권에 대한 우선순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우디 없이는 신뢰할 만한 중동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AP 통신은 분위기를 전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