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측정거부 반복하면 가중처벌

시간 간격 오랜 경우 무거운 처벌 필요성 줄어

모든 재범행위 일괄 가중처벌은 과도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항 등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현행법이 반복된 음주운전이나 측정거부 행위 사이 시간 간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가중처벌하는 사유는 반복적으로 사회적 위험을 증가시켰기 때문인데, 과거 위반 행위가 시간적으로 오랜 것이라면 실제 행위보다 무겁게 처벌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헌재는 “강한 처벌이 국민 일반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결국에는 중한 형벌에 대한 면역성과 무감각이 생겨 범죄예방과 법질서 수호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위반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형벌의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현행 가중처벌 조항은 과거 위반 전력과 관련해 아무런 제한도 두지 않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 거부 재범행위까지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형벌 본래의 기능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는 과도한 법정형을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선애, 문형배 재판관은 “반복되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는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가중처벌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 등은 윤창호 사건을 언급하며 “무고한 국민 일반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위협한 경우를 초범 음주운전과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해서는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법질서를 수호할 수 없다는 입법자의 평가는 정당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징역형 외에 벌금형도 선고가 가능하고,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통해 개별 사건에서 양형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현행법이 과도한 처벌을 규정한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jyg9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