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 토지보상 완료…3기 신도시 중 처음
행정소송 가능성에 연내 이주완료 달성 미지수
하남교산 93%·부천대장 68% 등도 협의 속도
토지주 반발 여전한 데다 보호종 발견 등도 변수
네차례 사전청약했는데…본청약 지연 우려 여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3기 신도시 착공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가장 먼저 토지 보상을 완료한 인천 계양조차 연내 이주를 완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용재결 절차를 마무리했으나 일부 토지주 반발이 여전해 이의재결, 행정소송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하남 교산과 부천 대장이 수용재결을 진행하는 등 뒤늦게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 시흥과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감정평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보상 착수가 지연된 고양 창릉을 제외한 5개 지구가 보상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내년 착공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인천 계양은 최근 국공유지와 일부 사유지를 제외한 모든 토지 취득을 완료했다. 토지보상 절차를 마무리한 것은 3기 신도시 가운데 인천 계양이 처음으로 연내 철거 및 이주 완료와 대지조성공사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4개 지구도 모두 5부 능선을 넘었다. 하남 교산과 부천 대장의 토지보상 진행률은 각각 93%, 68%로 현재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 절차를 밟고 있다. 상반기에는 토지 소유권을 확보할 것으로 LH는 기대하고 있다. 남양주 왕숙1(59%)과 왕숙2(57%)도 50%를 넘겼다. 추가 보상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토지보상을 완료한 인천 계양지구조차 갈 길은 멀다. 일단 지장물(건물·수목·비닐하우스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에 전체 토지 가운데 40%가 사실상의 강제수용 절차인 수용재결로 확보된 만큼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철거·이주 과정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H 관계자는 “인천 계양의 경우 소유권 이전에 따라 연내 이주 완료를 안내할 예정인데 이의재결을 할 수 있고 행정소송까지 가기도 해 기간 내 이주한다는 보장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자진이주가 이뤄진 구역을 중심으로 먼저 철거하고 조성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양 창릉의 경우 아직 토지보상에 착수하지 못했다. 당초 지난해 보상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감정평가사 선정 등을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현재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LH는 올해 상반기 토지보상에 착수할 계획이지만 토지주의 반발이 상당해 협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일부 지구는 보호종 발견, 문화재 발굴 등에 따른 추가적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종인 맹꽁이가 확인된 하남 교산이 대표적이다. LH는 정밀조사와 포획·이주 및 모니터링 용역을 발주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목표로 한 2023년 착공, 2025년 최초 입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3기 신도시에 대한 사전청약이 이뤄진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 청약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계획보다 착공, 입주도 미뤄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수도권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원활한 공사와 입주 준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