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주춤…강남4구 낀 동남권만 상승세
시장 매물 늘어났지만 매수자 관망 흐름 계속
학군·역세권 수요에 전세수급지수도 소폭 상승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지표가 2주 연속 하락했다. 이달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으로 시장에 매물이 풀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서도 강남권에서만 ‘사자’ 분위기에 힘이 실리는 등 지역별 온도 차도 뚜렷해졌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8로 전주(91.0)보다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수는 2월 마지막 주 86.8까지 떨어진 뒤 대선 이후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2주 연속(91.1→91.0→90.8)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달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으로 매물이 늘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주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353건으로,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직전인 9일(5만5509건)보다 8.7% 늘었다.
권역별로 보면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86.4→86.1), 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 등의 서남권(93.0→92.4)은 지난주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91.1)과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86.7)은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주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지역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구(0.05%)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강남4구를 포함하는 동남권(96.9→97.5)은 지수가 반등하며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대출 규제와는 거리가 먼 초고가 단지와 재건축 단지 등의 강세를 바탕으로 이번 주 아파트값은 서초구가 0.07%, 강남구가 0.03% 올랐다. 서울 전체의 아파트값이 보합을 나타낸 가운데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8로 전주(94.7)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수는 2월 마지막 주 89.5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3주 연속으로 보합을 기록한 상황에서 서초·강남구(0.02%)는 일부 학군지에 수요가 몰리며 1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