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성 비위 징계 전력 논란 등에 대해 사과하면서 사건의 경위를 해명했다가 되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윤 비서관은 이날 ‘(성비위 의혹 관련) 기사에 나온 내용 중 경위 등 다른 부분이 있느냐’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맞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리겠다”며 허리를 90도 숙였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내면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언행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비서관은 “사실관계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 첫 번째로 제가 조사받은 적도 없다. 20년 전의 일이고…”라며 “그 부분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설명해 드리면 또 다른 불씨가 되고, 그래서 설명은 안 하는 게 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20년 내지 30년 된 오래된 일이고, 경미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당시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했다”며 “검찰에 있을 때 어떠한 상황으로 어떠한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윤 비서관은 “또 다른 불씨가 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만…”이라면서 2003년 발생한 사건 당시 경위를 밝히기 시작했다.
윤 비서관은 “그때 사실은 제가 윗분들로부터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격려금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제 생일이었다”며 “직원들이 한 10여명 남짓 될 텐데, 소위 말하는 ‘생일빵’이라는 것을 제가 처음 당해봤다”고 했다.
이어 “하얀 와이셔츠에 까만 초콜릿케이크가 얼굴에 뒤범벅이 됐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생일날 뭐 해줄까?’ 해서 제가 화가 나서 ‘뽀뽀해주라’고 했던 말은 맞다”며 “그래서 볼에다가 (뽀뽀를) 하고 갔던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비서관은 “그런데 제가 어떤 성추행을 했다고 조사받은 것도 아니고, 2003년에 조사가 되는지도 몰랐다. 조사가 뒤에서 이뤄졌더라”라며 “10개월인가 1년인가 지나서 ‘감찰본부장 경고’로 대검에서 서부지검으로 전보 조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 비서관은 “저로 인해 상처 입고 피해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제가 사과를 드렸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송구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윤 비서관은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 속 ‘전동차에서’에서 라는 시에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 구절을 넣어 지하철 성추행을 미화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그보다 앞서 2001년 출간한 시집에는 해당 시의 원문인 ‘전동차에서(전철 칸의 묘미)’가 실렸는데, 시에는 ‘요즘은 여성전용칸이라는 법을 만들어 그런 남자아이의 자유도 박탈하여 버렸다나’라는 구절이 있어 재차 논란이 됐다.
한편 이날 여권 일각에서 윤 비서관의 거취를 압박했으나, 윤 비서관은 “인사권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은 것 같다. 더 열심히, 더 잘하라는 의미를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자숙하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더 열심히 하겠다”며 자진 사퇴론을 일축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비서관이 2012년 7월 대검 사무관 재직 시절 2차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라고 발언하고, 여름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라고 말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를 공개하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겠느냐’고 묻자, 김 실장도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대가라 그럴까, 그것을 다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인사 조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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