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탈출·착수 시현 등 국토부 조건 충족 못해

국토부 “종사자들 교육·훈련 상태 전반 재점검”

신생항공사 AOC 신청부터 발급까지 1년 훌쩍

지난해 6월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계류돼 있다. [연합]
지난해 6월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계류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이스타항공이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심사 일부 항목에서 불합격했다. AOC는 항공사가 운항 개시 전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이나 시설, 장비, 운항·정비지원 체계를 갖췄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 면허다. 항공사가 비행기를 띄우려면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이미 10년의 운항 경력을 갖고 있는 항공사가 AOC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상반기 취항을 목표로 재도약을 준비해왔던 이스타항공이 난기류를 만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AOC 심사에서 현장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AOC는 ‘신청 접수 및 예비평가→서류검사→현장검사→운항증명서 발급’ 순으로 이뤄진다. 국토부는 국가 기준(85개 분야, 3000여개 검사 항목)에 따라 안전 운항에 필요한 조직·인력·시설·규정 등 적정성 여부를 검사한다.

이스타항공은 현장검사 당시 항공기 비상탈출·착수 시현 등에서 국토부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왜 불합격했는지 현황 파악, 분석을 위한 진단 내용을 보냈다”며 “훈련을 포함해 절차적인 문제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탈출 등 관련 부분과 연관된 것을 다시 봐야 하고, 종사자들의 교육·훈련 상태 등을 감독관·전문가들이 다시 훑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운항의 최종 관문인 AOC 발급이 미뤄지면서 이스타항공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AOC를 신청할 당시 올해 2~3월쯤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법상 AOC 신청부터 발급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휴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근무일 기준 90일’이 최소 기준이다. 다만 신청 항공사가 미비한 사안이 있으면 무한대로 길어질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AOC 완료 시점에 대해 “항공사가 증빙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각각 AOC 발급까지 16개월, 14.9개월이 소요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 항공사들은 AOC 과정에서 실수가 없었지만 국토부가 워낙 꼼꼼하게 심사를 진행해 1년 이상이 걸렸다”며 “이스타항공은 지난 3년간 운항 경험이 전무하고, 새로운 인력과 자본이 투입되면서 사실상 신생 항공사와 조건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장기 경영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잉 ‘737-800’ 기재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에 6대, 연말까지 총 10대의 여객기를 확대 보유할 계획인데, 재취항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재 확대로 인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적 사안을 보안·점검하는 통상의 절차”며 “AOC 완료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2019년 9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이듬해 3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중단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도 추진했으나 2020년 7월 최종 무산됐다. 여기에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횡령·배임 행위로 구속되며 회사가 휘청거렸다. 이후 회생 절차를 거쳐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성정을 지난해 새 주인으로 맞았다. 성정은 인수자금 700억원과 운영자금 387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인수 절차를 끝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