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컴퓨터그래픽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교수님이 게임회사로?”
인공지능(AI) 기술로 인간의 전신근육 움직임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주목받았던 서울대 교수가 게임사 엔씨(NC)소프트로 자리를 옮겨 화제다.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제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51)를 최고연구책임자(CRO·부사장)로 영입했다.
29년간 컴퓨터그래픽으로 사람을 그려왔던 이제희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최근 사내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학계에서) 수행한 연구가 게임과 관련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의 표정까지 읽고 반응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가상인간)을 만들어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던 이 부사장은 서울대 재직 시절인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AI 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근육 움직임을 세밀하게 구현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연구결과가 담긴 컴퓨터그래픽 영상을 보면 사람이 다양한 동작을 할 때 어떤 근육이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역기를 들 때, 제자리점프를 할 때, 발차기 할 때, 의족을 찬 환자가 춤을 출 때, 손짚고 옆돌리기 할 때 등 동작별 근육 움직임이 나타난다.
AI와 딥러닝 기술로 342개의 골격근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난 30여년 간 난제로 여겨졌던 숙제를 해결했다. 동시에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등 의학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연구결과로 평가됐다.
학계를 뒤로 하고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이 부사장은 “약 30년간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는데 본질은 결국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나’라는 주제에 대한 탐구였다”며 “학계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봤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엔씨소프트에서 한 차원 더 높은 디지털 휴먼을 구현해 게임 콘텐츠의 가능성을 넓히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몇 년 새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들이 엄청나게 발전했다”며 “이제는 ‘나’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씨 역시 디지털 휴먼을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로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게임은 앞으로 절대 없어지지 않을 콘텐츠이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며 “엔씨의 최고연구책임자로서 게임 콘텐츠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그 경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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