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종료되었다. 청문회는 지난 9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3시30분까지 무려 17시간여 동안 진행되었다. 청문회의 단골 메뉴인 ‘자료 제출 미비’ 탓에 한 후보자 청문 일정은 한 차례 연기되기도 하였다. 청문 일정부터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이 시작되었고 공방도 거셀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밤잠까지 반납해 가며 청문회를 준비하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선 잔뜩 벼른 청문회였다. 한 후보자는 자신의 최초 아파트 구입 내용부터 장녀의 ‘진학 스펙’ 쌓기까지 청문회를 앞두고 하나하나 의혹이 커져만 갔다. 한 후보자 부인이 외제차를 구입 때 지불해야 할 세금을 아끼기 위해 주소지를 옮겼다는 위장 전입 의혹도 제기되었다. 과거 ‘조국 수사’와 비교하여 이쯤이면 수사 대상이라는 비판도 민주당에서 제기되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본전도 못 찾은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들의 준비 부족과 의욕 과잉은 청문회를 코미디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최강욱 의원은 한 후보자의 딸이 노트북 50대를 기증받아 한 단체에 후원하는 과정을 ‘엄마 찬스’라 몰아붙였다. 최 의원은 청문회에서 기증자명이라 적힌 ‘한OO’이라 쓰인 것을 두고 “확인을 해보니 물품을 지급받았다는 보육원의 경우 기증자가 한 아무개로 나온다. 영리법인으로 나온다”고 말하였다. 한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기증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 질의 요지다. 한 후보자는 “한OO은 ‘한국3M’ 같다. 제 딸 이름이 영리법인일 수 없다”고 해명하였다. 기증자가 한 후보자의 딸이어야 ‘엄마 찬스’가 성립되는데 정작은 법인명의로 기증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어진 청문회에선 더 당황스러운 일도 생겼다.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논문을 제시하며 “2022년 1월 26일 논문을 ‘이모’ 하고 같이 제1저자로 썼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누구 하고 같이 썼다고요?”라고 물었고, 김 의원은 “이모 하고요, 이모”라고 답했다. 김 의원의 이 질의는 ‘이모(익명의 인물) 교수’를 이모(어머니의 여자 형제)와 혼동한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실수를 확인하고 발언을 수정하였지만 관심이 컸던 청문회였던 만큼 만회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이라는 조직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 명심하시라”고 한 것에 대해 한 후보자가 “예. 잘 새기겠다”라고 답하자 “뭐라고요? 비꼬는 것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이 의원은 “왜 웃냐. 제 질문이 웃기냐”고 반발했다.
맥빠진 청문회라는 비판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청문회를 보던 민주당 출신 손혜원 전 의원은 “바보 같은 민주당은 오늘도 한동훈에게 당하고 있다”고 남겼고, 민주당 소속 손금주 전 의원도 “민주당 의원님들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 위기 의식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 취임식 후 3주 만에 야당으로 치러야 하는 선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야당(민주당)이 득점을 할 절호의 찬스 청문회는 코미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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