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99%·S&P500 3.2%·나스닥 4.29% ↓
獨·佛·英·범유럽 지수, 일제히 2%대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에 대한 공포로 인해 폭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의 봉쇄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고,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가 아시아 및 유럽 인도분 원유 공식 판매가를 인하했다는 소식과 중국의 지표 악화로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하며 급락했다.
▶다우 1.99%·S&P500 3.2%·나스닥 4.29%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67포인트(1.99%) 떨어진 3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2.10포인트(3.20%) 급락한 3,991.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1.41포인트(4.29%) 폭락한 11,623.2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P 500 지수가 4,0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1년여 만이다.
다우 지수도 지난해 3월 9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2020년 11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통화긴축 정책이 경제성장 동력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사흘째 주식 투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과격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2018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인 3%를 넘어서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빠른 통화긴축 전환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올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금리 부담은 그동안 ‘제로 금리’의 혜택을 누렸던 기술주들의 가격을 일제히 끌어내렸다.
이날 아마존은 5.2%, 넷플릭스는 4.4%,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란히 3.7%, 애플은 3.3% 각각 하락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55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엔비디아는 9.2%, 비용 절감과 채용 규모 축소를 선언한 우버는 11.6% 급락했다.
상장된 지 얼마 안 된 신생 기술기업들의 주가는 더 크게 추락했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는 부진한 실적 전망에 21.3% 떨어졌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도 22.3% 폭락했다.
경기침체 가능성 제기에 나이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나란히 2.9% 떨어지는 등 소비자 기업과 은행들의 주가도 부진했다. 보잉은 10.5% 급락했다.
국제 유가 하락의 여파로 엑손모빌(-7.9%)과 쉐브론(-6.7%) 등 정유주도 동반 하락했다.
투자은행 바클리의 마니시 데시팬더는 CNBC 방송에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계속 증가하면서 시장이 하방 리스크를 지닌 채 계속 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獨·佛·英·범유럽 지수, 일제히 2%대 ↓=이날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2% 추락한 3,526.86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75% 하락한 6,086.02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15% 내린 13,380.64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32% 떨어진 7,216.58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4월 중국 수출은 지금리 인상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의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줄어들면서 우한 사태의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수입도 정체상태가 지속됐다.
이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을 보유한 상하이 봉쇄 등의 여파다.
영국 CN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AFP 통신에 “중국 수출입 지표가 거의 정체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주 증시는 기초자원 관련주를 필두로 급락 출발했다”고 말했다.
고공행진 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주요국이 기준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지난 4일 0.25∼0.5%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WTI, 배럴당 103.09달러…전장比 6.1% 하락=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68달러(6.1%) 하락한 배럴당 103.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에 대한 석유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과 중국의 수출 지표 악화에 국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아람코는 전날 유럽, 아시아, 지중해 지역에 판매하는 모든 유종에 대한 6월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미국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은 아랍 라이트(Arab Light) 가격에 배럴당 4.40달러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는 5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액인 9.35달러 프리미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둔화하면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삭소 은행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대표는 마켓워치에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투기적 투자자들의 24개 주요 원자재 선물 계약에 강세 베팅이 4개월래 최저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봉쇄, 인플레이션 상승, 통화 긴축으로 원자재 전반에 모멘텀이 상실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가 정점이 되기 직전이었던 2월 22일 주간 대비 에너지 부문의 순매수 포지션은 23%가량 줄었고, 금속 부문은 67%가량 감소했으며, 농업 부문은 2% 증가했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