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터 예산까지 ‘첩첩산중’

한덕수 총리후보자 ‘부적격’ 결론

한동훈-정호영 등도 野 ‘임명반대’

중수청·예산 확보도 난제 중 난제

검찰의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과정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본격화된 ‘여소야대’ 정국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이상섭 기자
검찰의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과정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본격화된 ‘여소야대’ 정국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이상섭 기자

윤석열 정부가 10일 새로이 출범하면서 국회의 권력지형은 ‘여소야대’로 재편됐다. 신임 내각은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반쪽상태다. 새로 뽑힌 행정권력과 야당이 지배하는 입법권력이 대치 중인 상황에서 정부조직개편과 장관 후보자 임명, 공약이행 재원 마련 등 윤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총리 없이 ‘개문발차’= 당장 현안은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한 후보자에 대해 ‘총리 부적격’이라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하나로 모을 예정이다.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안은 국회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 표결에 부쳐지는데, 민주당 이 의총에서 ‘부적격’으로 의견이 모일 경우 국회 의석수 상 한 후보자에 대한 총리 인준은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인사를 두고 ‘역대급 충돌’이 예고되는 셈이다.

지난 2000년 국회가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이후,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아닌 국회 인준 표결에서 부결된 사례는 김대중 정부 당시 장상, 장대환 후보 2명에 불과하다. 한 후보자가 국회 인준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새 정부 국무위원 후보들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정치권에선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추경호 경제부총리 체제가 대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새 정부는 총리 없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해서도 ‘부적격’이라 내부 결론 내린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악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부겸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가부 폐지는 ‘시작’… 정부조직 ‘험로’=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가족과 청소년 현안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개편안 법률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여가부 폐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내세운 ‘한줄 공약’ 가운데서도 첫번째 공약이었으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엔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공약이행 의지 확인을 위해 일단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개편안을 발의했다. 관건은 여름 이후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역시 국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공약으로 디지털미디어혁신부 신설, 메타버스 부처 신설, 대통령직속 국가과학위원회 설치 및 기획재정부의 재정·세제·금융정책 통합 등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부처를 신설·폐지·재검토를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및 각 부처 법률안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은 각종 현안들마다 첨예하게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어 정부조직개편은 쉽지 않은 현안이 될 공산이 크다. 지방 육성 방안으로 제시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방안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유보적’ 입장이다.

▶‘중수청’도 예산문제도 ‘첩첩산중’=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후속 입법 과정 역시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이 첨예하게 맞붙을 지점이다. 본회의를 통과한 두 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경제·부패범죄 두가지로 한정해두고 있는데, 이 두 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폐지되는 시점은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FBI)’이 설립되는 시점 후로 못박혀 있다. 이 때문에 추가 법률안 통과가 필요한 상황인데, ‘검수완박’에 대해 반대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윤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열려있다.

국회가 가진 예산심의권 역시 윤석열 정부와 국회가 맞붙을 지점이다. 통상 정부는 다음해 예산을 9월께 국회에 처음으로 넘기게 되는데 이후 국회는 수개월의 예산심의를 진행, 최종 예산안을 확정한다. 문제는 대통령직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선 모두 200조원이 넘는 자금이 5년간 필요한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를 두고 정부와 국회가 맞붙을 개연성이 크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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