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사실상 ‘민관합동’ 총사령관
삼성, 투자·고용 ‘통큰 결단’ 주목
SK, 배터리·바이오 사업 등 탄력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대폭확대
LG, 美시장 배터리 영향력 키워
경제 기조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 나선 윤석열 정부가 10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재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윤 정부는 경제성장의 주도권을 민간에게 넘겨 사실상 대한민국호(號)의 경제 조타수 자리를 기업에 내주겠다는 방침을 국정 목표로 정했다. 이에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의 역할과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과감한 투자로 주력 산업 고도화 및 미래산업 개척에 나설 지가 5년 후 한국경제의 ‘실적’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재계 1위인 삼성의 행보가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맏형’으로서 투자·고용에서 통 큰 결단으로 재계 전체 분위기 전환을 주도할지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8월 가석방 이후에도 향후 3년 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정부 출범 후에도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힘으로써 재계 선도 기업의 위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경기 평택캠퍼스 내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P3)을 완공할 계획이다.
오는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에도 이 부회장이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기업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가장 지근거리 응접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고,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시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을 수 있다.
SK그룹은 반도체, AI(인공지능), 배터리, 바이오 등 윤 정부가 미래전략산업으로 지정한 부문에 일찌감치 투자에 나선 상태다. SK는 그룹의 성장동력 키워드를 BBC(Battery ·Bio·Chip)로 정하고 2017년부터 전체 글로벌 시장 투자금 48조원의 80% 가량을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부문에 쏟아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중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 착공에 들어가고, 충북 청주에 반도체 신규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필두로 그린 비즈니스 전환에 박차를 가해 새정부 국정과제인 탄소중립 실현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최 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업무를 통해서도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새정부의 국정과제에 발맞춰 전동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는 국정과제 세부내용에 ‘모빌리티 혁명’을 포함시켰다. 이로써 친환경·지능형 모비틸리 전환 촉진을 위한 기업 생태계 조성,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의무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맞춰 정 회장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 UAM(도심항공교통)과 로보틱스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새정부 미래전략사업으로 선정된 배터리 사업과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 투자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정부는 배터리 등에 대한 종합 지원을 통해 ‘K-배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LG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2030년까지 세계 1위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전장 사업은 구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신성장 부문 중 하나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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