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 관측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州) 내 자칭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지역에 있는 멜로보예-체르코보 국경검문소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여권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있다. [타스]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州) 내 자칭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지역에 있는 멜로보예-체르코보 국경검문소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여권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있다. [타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세력 장악지인 돈바스를 이달 중순 주민 투표를 거쳐 병합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관측이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들에게 “최근 다수 보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병합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5월 중순에 주민투표를 실시하되, 그 결과를 조작할 것이라고 카펜터 대사는 지적했다.

그는 “그런 주민투표, 조작된 투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할 어떠한 시도도 합법적으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긴급한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이 사안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펜터 대사는 러시아군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도 같은 방식의 주민투표를 통해 병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헤르손을 완전히 장악한 뒤 친러 인사로 지방 정부 당국자를 교체하고, 러시아 루블화를 공식 화폐로 도입하고 통신 인프라도 러시아 것으로 교체했다. 모두 실효적 지배를 높이기 위한 조치들로 풀이된다.

‘주민투표’는 러시아가 침략 이후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기 위해 즐겨 쓰는 수법이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서도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 96% 이상이 찬성한 결과를 근거로 병합을 강행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돈바스 병합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라트비아에 본부를 둔 러시아어 인터넷 언론매체 메두자는 러시아 고위 관료의 발언을 바탕으로 러시아가 오는 14∼15일 이 두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는 남부 마리우폴을 사실상 점령해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잇는 회랑을 확보했다. 우크라이나의 흑해 진출로를 봉쇄할 목적으로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군이 오데사의 서쪽에 있는 몰도바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지인 트란스니스트리아도 공격에 나서 몰도바서부터 돈바스까지 흑해 연안을 둘러싸, 우크라이라를 사실상 내륙국가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크라이나 군 안팎에 제기된다.

카펜터 대사는 “(병합과 관련한) 보고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며 “불행히도 우리가 실현될 것이라고 본 것이 틀리기보다 맞는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