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수수료·부당한 산정 방식에
소상인·소비자·배달기사 모두 불만
플랫폼업체만 남은 배달플랫폼 시장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 ‘소상공인 자체 플랫폼 개발 가능한가’란 주제의 토론회(최승재 국민의힘 의원)가 열려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소상공인들이 플랫폼 업체에 맞설 수 있는 자체 플랫폼 개발 가능성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협동조합 모델, 이익공유제 모델, 드론배달까지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자체 플랫폼은 그동안 ‘필망(必亡)’의 대명사였다. 직방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 공인중개사협회가 내놓은 ‘한방’, 한국배달음식업협회가 출시한 ‘디톡’, 택시업계가 만든 ‘티원택시’ 등 자체 플랫폼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같은 숱한 실패 전력에도 자체 플랫폼이 논의되는 이유는? 그만큼 기존 배달 플랫폼에 대한 높은 사회적 반감을 방증한다고 할 수밖에 없다.
배달 플랫폼 논란은 지난해 6월 배달의민족의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프로모션이 종료된 후 수수료가 오르면서부터 심화됐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에 따르면, 가격이 1만원인 음식을 판매했을 때 중개수수료 680원, 배달비 6000원, 정산수수료 3%와 부가세 등을 감안하면 총 7648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배달비 6000원 중 고객에게 3000원을 받는다 해도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돈은 5352원 수준. 보통 음식값의 30%로 산정하는 재료비를 뺀다면 실제로 소상공인이 손에 쥐는 돈은 2300원 남짓이다.
소상공인들은 플랫폼 업체들의 수수료 계산 방식이 부당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수수료는 매출의 3%로 정산되는데, 배달비 6000원까지 매출로 잡아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분노하고 있다. 갑자기 배달비가 3000~4000원씩 껑충 뛰는데, 그만큼 편익이 향상됐는지는 의문이다. “음식은 8500원인데, 배달비가 4000원”, “최소 주문금액이 사실상 소비자에게는 수수료인 셈인데 배달비까지 붙어온다”는 불만이 빗발친다.
따져보면 배달비 구조도 묘하다.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총 6000원이라고 해도 배달기사들이 실제로 받는 돈은 ‘배달수수료’ 뿐. 업계에 따르면 할증이 붙지 않은 배달비 6000원 중 기사들이 가져가는 기본 수수료는 2500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3500원은 플랫폼 업체가 적립금 형식으로 가져간다.
업체들은 적립금에 대해 악천후인 날이나 피크타임에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기사들에게 할증료를 지급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러나 배달기사 입장에서는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 역시 악천후에 주문한 것이 아닌데도, 그 비용을 앞당겨 지불한 셈이다.
결국 배달 플랫폼 시장에는 이익을 챙길 수 있는 플랫폼 업체들만 남았다. 소상공인, 소비자, 배달기사들은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같은 배짱영업에는 시장 도입 초기에 출혈경쟁으로 업체들을 ‘정리’하고 난 후, 소수만 남은 판에서 수수료를 올리는 전형적인 과점시장의 논리가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환멸을 느끼는 시장이 지속 성장할리는 만무하다. 부당한 수수료장사 뿐인 플랫폼은 이제 혁신의 주체가 아닌, 혁신의 대상이 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