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 인터뷰

100년 주기 폭발 백두산 97년째 휴화산

천지 하부 8~15㎞에 마그마방 존재 확인

지진 잦은 한반도 ‘진도 6.0’ 재발 가능성

테스트베드 구축 남북공동 연구기지 활용

‘원자재 무기화’ 희소금속 탐사·개발 주력

공급망 확보·CCUS 상용화 맞춤기술 박차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백두산 화산과 지진재해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백두산 화산과 지진재해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질자원연 연구진이 지진파 분석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질자원연 연구진이 지진파 분석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전례없는 피해를 야기한 통가 화산 폭발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한반도에서는 과거 규모 7의 백두산 폭발이 일어났고 동해에는 해저화산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반도는 더 이상 화산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백두산은 초대형 화산폭발을 일으킨 분화이력을 가진 동북아 최대 활화산이기 때문에 향후 면밀한 연구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년, 매 세기마다 분화했던 백두산은 사실상 1925년을 기점으로 화산 활동을 멈췄다. 그러나 화산 분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마그마방이 백두산 천지 하부 약 8~15㎞에 존재한다는 최근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폭발이 임박했다고 전망되고 있다.

이 원장은 “946년 백두산 대폭발에서는 현재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폭발 당시 화산재는 남한 기준,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으로 지난 2000년간 5대 초대형 화산폭발 중 하나로, 통가 폭발의 100~1000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제주도, 울릉도 등 국내 활화산을 대상으로 화산연구용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향후 남북공동 백두산화산연구가 실현될 때 테스트베드에 설치된 화산감시시스템을 해체해 백두산에 이동·설치해 백두산 화산위험성 평가 및 분화감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진은 화산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원장은 백두산 화산과 마찬가지로 진도 6.0 규모의 지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2017년 경주 지진, 2018년 포항 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주변국 지진 발생이나 외부적 요인에 따라 지진 발생 횟수가 잦아지거나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모두 70회로, 지난 20년 연평균 70.6회와 비슷한 수준이다. 어쩌면 안심할 수 있는 단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응력 작용으로 인해 제주지진과 같은 지진재해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최근 한반도 지진 발생 빈도가 늘고 규모도 커지면서 국내에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특히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지진예측보다는 지진대비를 위한 강지진동 예측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의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원으로서의 새로운 브랜드가치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세계 경제 질서와 자원 공급망의 재편과 편재 속에서 핵심 광물의 자립화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게는 맨 먼저 다가오는 고민이자 숙제일수 밖에 없다. 그동안 소홀했던 국내 광물자원, 특히 핵심광물 중 희소금속 탐사 및 개발에 집중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이 원장은 “에너지전환 시대, 전기차 등 핵심광물 중에서도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소금속의 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과 확보를 위한 협력방안과 현지화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주요국가의 ‘원자재 무기화’에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희소금속 탐사 기술은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연구다. 지질자원연은 전국규모 광물자원 원소 분포도인 희소금속 전국 지구화학도의 전국 2만5000지점의 대한 미량원소 36개 화학성분 자료를 바탕으로 전기차 핵심 희소금속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희소금속의 유망지역을 도출했다. AI와 빅데이터기술을 연계한 탐사 알고리즘 개발과, 스마트마이닝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희소금속의 탐사?개발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지배할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확보한 자원순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에 요구되는 안전해체-선별-물질재활용-원료소재 전주기적 기술개발의 기업체 기술 이전이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핵심 이슈인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처리 기술(CCUS)을 적용한 대용량 저장소 확보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서해 군산분지에서 대규모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최종 후보지 확보를 위한 예비조사를 올해 시작하고, 2024년에는 6천 톤 급 최첨단 물리탐사연구선 탐해3호를 활용해 국내 대륙붕을 중심으로 7억 톤의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해양 퇴적분지의 대용량 CO2 처리 기술은 개념적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기술적으로는 위험성이 매우 큰 기술”이라며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광물탄산화기술과 연계해 CCUS 상용화를 위한 산업계 맞춤형 실증 기술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질자원연의 새로운 도전이 과학기술계 연구현장에 진정한 혁신의 모멘텀과 신선한 활력을 가져다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