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한국이 ‘돈 버는 게임’ 제일 많이 내는데 정작 한국인들은 못하니 우스운 거죠. 20년 전 ‘바다 이야기’ 때문에 만들어진 규제가 지금까지 발목을 잡을 줄 알았겠습니까? 이러다가 뒤처지는 건 시간문제예요.”(게임업계 관계자)
이른바 ‘돈 버는 게임’으로 불리는 한국산 P2E게임(Play to Earn)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이 의욕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 중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인들은 이용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사행성’ 논란으로 금지됐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사들은 글로벌 트렌드 선도를 위해 추격 중이지만 한국 이용자들은 입맛만 다시고 있다.
P2E게임이란 간단히 말해 ‘돈을 버는 게임’이다. 게임 내 재화를 블록체인 생태계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바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게임 내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대체불가능토큰)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것도 포함된다. 베트남의 ‘엑시인피니티’, 한국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등이 대표적인 P2E게임이다. 게임업계는 P2E게임을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게임산업을 부흥시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고 있다. 게임 이용자에게 재미와 수익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다고 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 14일 자사 블록체인 생태계 C2X에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탑재했다.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 ‘전자지갑 C2X 스테이션’을 활용해 게임 내 재화인 ‘마력의 가루’, 고대의 결정을 암호화폐 ‘C2X’나 백년전쟁 고유 토큰 ‘LCT’로 바꿀 수 있다. 컴투스는 ‘백년전쟁’을 시작으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스’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C2X 플랫폼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C2X 암호화폐 가격과 컴투스 주가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C2X의 17일 시세는 4800원대로, 14일 4300원대에서 10%가량 올랐다. 컴투스의 주가 또한 전일 대비 5.96% 오른 10만 8500원을 기록했다(15일 기준).
하지만 한국에서는 백년전쟁 P2E 버전을 즐길 수 없다. 2004년 ‘바다 이야기’ 사태 이후 게임법이 게임 내 재화를 환전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무한돌파 삼국지’ 게임 내 코인이 ‘클레이(KLAY)’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판단해 앱마켓에서 퇴출시켰다.
컴투스뿐만이 아니다. 넷마블에서 출시 예정인 P2E게임 ‘골든브로스’ 또한 한국, 중국을 제외하고 출시된다. 오는 28일부터 4주간 사전 체험기간에 ‘eGBP’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해당 포인트는 정식 출시 이후 게임토큰인 ‘GBC’와 교환할 수 있다. 넷마블은 앞서 ‘A3: 스틸얼라이브’ 글로벌 버전을 자사 블록체인 생태계 MBX를 접목한 P2E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론칭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NFT’는 사전 예약자 수만 100만명이 넘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시절 공약집에 P2E게임 허용을 밝혔다가 하루 만에 ‘신중론’을 밝히며 철회한 바 있다. 박성원 변호사는 지난 12일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사행성으로 단정하고 금지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가이드라인으로 산업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P2E게임, NFT 토큰 비즈니스, 메타버스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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