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도 17일 오전 PPAT 시험 응시

전국적으로 4400명 응시... 출마자 가산점 부여받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에서 실시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시험에 참석한 서울 광역·기초 의원 후보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에서 실시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시험에 참석한 서울 광역·기초 의원 후보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시험 잘 보세요", "아 왜 이렇게 떨려…"

국민의힘이 17일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자격평가(PPAT·People Power Aptitude Test) 시험장인 서울 목동고에는 이른 아침부터 남녀노소 약 800명이 모여들었다. 수능이라도 치르는 듯 '시험 만점'을 외치는 응원전도 펼쳐졌다.

정당 사상 최초로 치러지는 공천 자격시험이다. 전국 17개 시도 19개 고사장에서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치러진 시험에는 총 4400여명이 응시했다. 최연소 응시자는 20세, 최고령 응시자는 81세였다.

지역구에 출마한 기초·광역의원 후보의 경우 평가 점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받는다. 또 광역의원 비례대표의 경우 70점 이상,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60점 이상을 받아야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들에겐 '목숨줄'이 달린 셈이다.

대다수 응시자가 긴장한 표정으로 시험장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응시자들의 손을 붙잡으며 "화이팅입니다. 시험 잘 보십시오"라고 외쳤다.

응원전에 나선 한 구청장 후보는 오전 7시 55분께 휴대전화를 붙잡고 "시험 보러 안 오냐. 빨리 와, 5분 남았다"라고 다급하게 외치기도 했다.

취재진도 이날 당 사무처의 협조로 응시자들과 함께 시험을 치러봤다.

시험 시작 전까지 응시자들은 종이 뭉치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지막 '벼락치기'에 열중했다. 기자들을 제외하고 영락없는 수험생의 모습이었다.

시험은 4지 선다형으로 1시간 동안 치러졌다.

평가 영역은 ▲ 공직자 직무수행 기본역량(당헌당규·공직선거법) ▲ 분석 및 판단력 평가(자료해석 및 상황판단) ▲ 현안분석 능력(대북정책·외교안보·안전과사회·청년정책·지방자치) 등 3개 영역 8개 과목으로 총 30문항이었다.

예상보다 지문 양이 많아 시험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따로 공부하지 않았으면 풀기 어려운 '수능 스타일' 문제도 곳곳에서 보였다.

'정강·정책에 기초해 작성한 연설문 중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한 사람은', '이 중에서 책임당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 자는 몇 명인가',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투표참여 권유 활동에 관련해 잘못 설명한 사람은' 등 문제들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 한미동맹 등 현안부터 디지털 성범죄 발생 추이 그래프, 4개월간 국내 산업별 취업현황 도표 등을 동원한 자료분석 문제도 나왔다.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달리기 시합을 다룬 '제논의 역설'이나 제시한 명제가 함축·반대·소반대·모순관계 중 무엇인지 묻는 문제 등은 흡사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시험 문제를 떠올리게 했다. 시험 문제를 풀다 보니 1시간이 금세 지났다.

필기구는 컴퓨터용 사인펜만 가능했다. OMR 카드에 답을 마킹하는 방식이었다.

OMR 마킹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들이 특히 진땀을 뺐다는 게 응시자들의 전언이다. 마킹을 잘 못해 OMR 카드를 3∼4차례 바꾼 응시자도 속출했다고 한다.

한 39세 여성 응시자는 "어려웠다. 공부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며 "선거법 문제가 제일 어려웠다. 내가 아는 현실과는 상당히 달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응시자는 "난이도는 평이했다"며 "이 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못 넘는다고 하면 그런 분들은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자격시험을 주도한 이준석 대표도 함께 시험을 치렀다.

이 대표는 시험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난이도가) 사실 예측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처음 치러지는 시험이다 보니 난이도의 표준화라든지 시험 과목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여러 사후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지 선다형과 지방 의정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반발도 있다'는 말에는 "그분들이 대안으로 주장하는 게 내면 평가, 인성 평가, 당에 대한 공헌도 측정"이라며 "이런 게 과연 가능한 시나리오여서 하자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소위 국민이 싫어하는 '짬짜미 공천'이나 '밀실 공천'을 하기 위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 합당이 마무리되지 않은 국민의당 출마자들은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측에서 (합당에 대해) 최종 결심을 하지 못해 (시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공천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합당 정신을 살려 큰 틀을 흔들지 않는 방향에서 국민의당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관위나 시도당과 논의해 예외 사항을 두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에서 실시된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광역·기초의원 출마자 대상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시험을 보고 있다. [연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에서 실시된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광역·기초의원 출마자 대상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시험을 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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