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여건 주요국 대비해 열악

인수위 “NDC 절대불변은 아냐”

전경련 “재검토할 필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 문을 열어놓자 기업들이 기대 속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이산화탄소 중 36% 가량이 산업부문(건물·수송 제외)에서 배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NDC 하향 시 좀 더 여유를 갖고 탄소중립 전환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NDC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로 감축하자는 것이다.

15일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NDC가 업계 및 국내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조정이 되거나, 새 정부에서 숫자는 같더라도 목표치 달성 노력에 의의를 두자는 식의 사인을 보낼 경우 기업들로서는 좀 더 안정적으로 탄소중립 체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은 지난 12일 기후·에너지 정책방향 중간보고 브리핑에서 NDC 수정 가능성에 대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을 멋대로 바꾸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이나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체계에 비춰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게 과연 절대 불변이냐라는 부분에서는 앞으로 많은 상황과 변수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코로나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전세계 에너지 시장과 공급과 수요 체계, 미래 기술과 에너지 안보 자체가 큰 변화와 재조정 과정에 있다”며 “저희가 앞서 갈 수는 없지만 온 인류 질서가 바뀌는 속에서 새로운 적응과 재조정 과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협 인수위 상임기획위원도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망 교란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새로운 공급기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국내 온실가스는 내년에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국제기후체제의 특성은 달성도 중요하지만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의미가 있고, 후퇴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기존 NDC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수위 가동 후 관계 부처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늘고 있다는 점 등을 보고 받은 후 현실적인 목표 수정으로 변화가 일어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불가침 영역으로 두기보다는 다른 국가들의 결정을 지켜보며 조정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산업계의 이산화탄소배출량은 3억4700만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이다. 이중 1차 금속산업(철강)이 38.3%(1억3300만t)으로 가장 많을 비중을 차지했고 화학과 정유가 각각 20.0%(6900만t), 10.8%(3700만t)로 2·3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전자장비제조(7.5%), 비금속광물(7,1%), 기타제조(6.8%), 펄프·종이(3.0%), 자동체제조(2.4%), 섬유제품(1.3%)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는 ▷탄소고배출업종을 포함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탄소정점시기 지연에 따른 짧은 감축기간 ▷탄소감축기술 수준 열위 ▷부족한 신재생에너지 역량 등으로 주요국 대비 기업들의 탄소중립 여건이 열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경련 관계자는 “획기적 탄소감축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한편 NDC의 현실성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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