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5월,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50여년지기 친구들과 마지막이 될지모른 공연
각자의 스토리·음악 조화 ‘티격태격 하모니’
사람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것 자체가 행운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조영남(77), 윤형주(75), 김세환(74)이 부산에서 쎄시봉 콘서트를 연다. 5월 1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조영남과 쎄시봉’ 콘서트다. ‘5월,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선물같은 콘서트’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들은 6년만에 쎄시봉 콘서트를 연다. 조영남의 그림 대작 사건 재판과 코로나로 공연을 할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영동대교가 보이는 조영남의 청담동 집에 모여 호흡도 맞쳐보며, 이야기 꽃도 피웠다.
이제 돋보기가 없으면 악보를 보는 것도 힘에 부치는 할아버지들이지만 50년 넘게 함께 해온 친구들이라 합을 맞춰보는 연습은 서로 “너가 한번 해봐” 하며 시종 부드럽게 진행된다.
최근 청담동 집에서 기자와 만난 조영남은 수많은 공연을 해온 뮤지션 답지 않게 긴장해있었다.
“사람들이 늙은이들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고, 그 어른들이 자비를 베풀어 돈을 내고 공연장에 오신다.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조영남은 “쎄시봉을 꾸려나가는 게 예전 같지 않다. 내가 신세를 져야한다. 형주와 세환이가 날 많이 도와줘야 한다. 이번이 쎄시봉 마지막 공연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만큼 쉽지 않게 만들어진 공연이다.
쎄시봉(C’est si bon)은 1960년대 서울 무교동(정확하게는 서린동)의 음악다방 쎄시봉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통기타 라이브 문화다. 입장료만 내면 하루종일 라이브를 포함한 음악을 들으며 ‘죽칠 수 있는’ 음악감상실이었다. 당시로는 젊은이들의 문화 아지트였고, 음악을 매개로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프랑스가 자랑하는 살롱 문화와도 유사한 점이 있었다.
쎄시봉 공연은 요즘 아티스트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그 무엇이 확실히 있다. 이들의 문화는 매우 수평적이다. 74세 김세환은 윤형주보다 6개월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평생 막내지만, 알고보면 가장 자유를 누리고 개성을 보장받는다. 윤형주는 ‘럭비공’ 조영남 선배에게 수시로 들이대는 조영남 천적이다.
이들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철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각자가 ‘스토리’를 가졌다는 점은 ‘스토리텔링의 시대’ ‘콘텐츠의 시대’에 흥미롭게 다가온다. 쎄시봉 공연도 음악과 토크의 기막힌 조화를 보여준다. ‘티격태격 하모니’라고나 할까.
조영남은 “50년 넘게 우정을 쌓고 있는 게 요즘 트렌드와는 다르고, 요즘 시대에는 화음이라는 게 별로 없는데 우리의 화음이 특이하게 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오랜 기간 방송작가로 활동해온 조미애 씨가 기획했다. 조미애 씨는 지난 3월 부산 동명대 본관 공연홀에서 ‘에브리바디 해피, 팝아티스트 조영남 전’을 연 데 이어 쎄시봉 부산 공연까지 연결시켰다.
조영남은 지난 5년간의 그림 대작 사건 법정 다툼 끝에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여는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난 5년간 미술을 많이 알렸다. 나라가 세금으로 조영남이 그림을 그린다는 걸 선전해준 것이다. 그냥 보통가수에서 대(大)화가로 등극시켜주었다. 그걸 내가 개인적으로 하려면 큰 돈이 들어가는데, 대법관까지 동원해 큰 일을 해줬다. 그러니 나는 실력 없는 화가가 되면 안된다. 그래서 열심히 그림도 그리고 있다.”
조영남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게 무엇이냐”고 물어봤더니, “애들 버리고 집 나온 것”이라면서 “그래서 딸을 잘 키워 퉁 치고 있다”고 했다.
조영남은 부산 쎄시봉 공연에서 ‘웨딩케익’ ‘조개껍질 묶어’ 등 쎄시봉 명곡들을 들려주고 ‘독도는 우리 땅’의 작곡가 박문영이 만들어준 신곡 ‘후회하네’를 엔딩곡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난 연말 데뷔 50주년 음반을 통해 발표한 ‘삼팔광땡’에 새롭게 가사를 붙여 부른다.
“조용필이 ‘바운스’, 나훈아는 ‘테스형’을 발표할 때 나는 뭐하고 있냐는 식으로 추궁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들은 너무 잘하더라. 나는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해서 ‘삼팔광땡’에 새로운 가사를 입혀 이번 콘서트에서 새롭게 부른다.
‘손들어 보세요. 나와 보세요/이미자와 노래해 본 사람/나와 보세요. 손들어 보세요/패티김과 노래해 본 사람./어허야 우리 인생 일장춘몽이요/(중략)손들어 보세요. 나와 보세요./조용필과 노래해 본 사람/나와보세요 덤벼보세요/나훈아와 노래해 본 사람/어허야 우리 한 세상 한번 왔다 가는 소풍/이미자와 패티김과 노래도 해봤으니/이만하면 내 인생 삼팔광땡/이만하면 내 인생 화천대유유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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