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서 ‘사람 없이는 모든 계획이 허망한 꿈에 불과하게 된다’고 말을 마치고 나서 걱정이 더 커졌다. 새 정부 정부조직 논의에서 15년 전 과학기술과 교육을 합치겠다던 시도가 다시 들려온다. 교육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얼핏 좋아보이지만 이공계대학원 중심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이공계인력 육성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시도이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었다. 2022년 고등교육은 과학기술만을 강조하기보다 훨씬 더 크고 넓은 범위를 다뤄야 한다. 2016년 3월 알파고 대국이 벌어지고 전 세계가 인공지능이 바꿀 완전히 새 세상을 준비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1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담은 세 가지 전략 중 두 개가 교육이었다. 하나가 모든 미국인에 대한 고등교육 실시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변화에 따른 직업교육 제공이다. 이때 고등교육 방향은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연구개발인력을 키우는 이공계교육에서 나아가 기술변화의 혜택을 누리는 능동적 직업활동을 위해 전문대학 이상의 교육을, 특히 디지털과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강화하는 것이다. 2022년에 시작하는 우리나라 새 정부 고등교육 방향이 연구개발에 몰두한 교육정책으로 가서는 곤란하다. 질문이 달라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인재정책, 고등교육정책, 과학기술인재정책은 무엇인가?

인재정책까지는 차치하고 과학기술과 관련된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고등교육정책을 보자. 고등교육법에 의한 고등교육재정지원기본계획으로 대학이나 학생에 대한 재정지원사업만을 모아놓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받쳐온 제조업 중심 산업에서 요구하는 과학기술을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인력정책과 결합돼 이공계 대학과 대학원 지원 비중이 크고 두뇌한국(BK21), 링크(LINC)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경제 환경에서 문화예술산업이 성장하고 융합서비스산업이 확대돼 국민이 새 방식으로 일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고등교육정책을 제공해야 한다. 이공계 외에도 인문, 사회, 경제, 예술 모든 영역에서 전문대학부터 대학원까지 포괄하여 새로운 고등교육정책을 설계하고 국가고등교육사업으로서 제도를 정비하고 전략과 예산을 제대로 갖추어 완전한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 시작점이 대학에서 교육과 연구를 구분하는 일이다. 과학기술인재정책은 보편적 고등교육정책과는 구분되는 특수한 정책영역이다. 예를 들어 BK21 사업은 일반 고등교육정책사업에서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 제10조 연구중심대학의 지원에 근거를 둔 이공계대학원을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인재정책사업이라는 본래 취지에서 정비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대학교의 대학원 연구실과 연구소, 연구센터 등이 수행하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연구개발 체제를 박사후 연구원과 지원인력 등 전문 연구자를 중심으로 구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석·박사과정 학생에게는 장학금으로 지원하게 재편해 연구개발성과와 동등하게 인재양성성과를 다뤄야 한다. 작년에 처음으로 이공계 대학원 총조사가 시범적으로 시작됐고 석·박사인력 추적조사도 올해 추가돼 정책기반은 갖춰가고 있다. 연구기관으로 대학 연구인력에 대한 조사도 설계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박사급 연구인력 60%가 있는 대학교를 중장기 국가전략기술 우수 연구인력의 확보 및 성장기반으로서 기능과 역할, 지위를 인정하는 지점에서 국가의 정책전략과 투자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다시 필요하다.

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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