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이탈리아 전당대회 연설
“깊은 실망과 슬픔”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이탈리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를 유럽으로 끌어오는 대신 중국 품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이 세운 중도 우파 정당인 전진이탈리아(FI) 전당대회 연설에서 “전 세계에 대해 매우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깊은 실망과 슬픔을 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푸틴(69)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년 전에 알게 된 그는 내 눈엔 항상 민주주의와 평화를 따르는 사람이었다”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부차와 다른 곳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의 참상과 실제 전쟁범죄에 대해 러시아는 그 책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말을 아끼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발언을 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5년 푸틴 대통령을 두고 “의심의 여지 없이 전 세계 지도자 중 1등”이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자신의 동생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같이 휴가를 즐기거나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섬에 있는 베를루스코니의 별장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세 차례 총리를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거물이었다. 9년 2개월의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냈지만 좌파 진영의 지지를 얻지 못해 중도에 출마의 뜻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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