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의원 모임에 “공정한 경쟁”
美 “한국과 재협상 우선순위 낮아”
대미 수출물량 100만t 쿼터 묶여
강관업계 “쿼터 이월 등 유연성을”
미국 정부가 EU와 영국, 일본과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협상을 마친 가운데 정부가 미국 정계에 쿼터 제한 조정과 관세 개선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이미 수출 쿼터 대부분을 채운 강관업계는 협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민주당 아미 베라 하원의원과 화상으로 만나 미국 내 철강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코리아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베라 의원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코리아 코커스는 미 의회 내 지한파 의원 모임이다. 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정치권에 철강 쿼터 재협상에 대한 관심을 호소한 것은 미국 철강시장에서 우리 철강업체가 밀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연간 50만t의 영국산 철강제품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하기로 영국과 합의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는 EU와, 지난달에는 일본과 저율할당관세(TRQ) 방식을 통해 철강 제품 고율 관세를 해소했다.
우리 철강제품이 이들 국가의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것을 우려한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수출 쿼터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한국과 재협상하는 것은 높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며 일축했다.
한국은 2018부터년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수출량의 70%를 상한선으로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받고 있다. 연평균 383만t에 달했던 한국산 철강 제품의 미국 수출량은 이후 263만t 대로 급감했다.
대미 수출 쿼터가 묶이면서 가장 제약을 받는 곳은 강관 업계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에너지 및 인프라용 강관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대미 수출 물량이 100만t 쿼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강관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쿼터 소진에 대응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턴에 현지생산법인(SSUSA)에서 25만t의 유정용 강관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휴스틸은 에너지용 강관 시장을 목표로 연간 생산능력 25만t 규모의 현지 생산기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텍사스주 클리블랜드시에 약 1250억원을 투자해 2024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넥스틸은 우선 지난 2020년 미국 협력업체와 합작 형태로 약 4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현지에 연산 12만t 규모의 유정용 강관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강관 업계 관계자는 “당장 물량 증가가 어렵다면 분기별 쿼터 이월 제도 등 유연성이라도 높여 시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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