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2020년 6.2% 마이너스 성장으로 아세안에서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태국 경제도 봉쇄조치 완화, 내수시장 활성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1.6%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올해는 3% 이상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 2년간 고전했던 T씨의 비즈니스도 조만간 정상화될 것 같습니다. 태국은 한류의 원조지만 코로나19로 양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활성화로 K-드라마가 한류를 이끌면서 문화한류와 경제한류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타고난 비즈니스맨인 T씨도 한국 제품 수입에 관심이 많지요? 감각적이고 믿을 만해 태국에서 통할 것 같지만 막상 수입하려니 망설여집니다. 2021년 태국의 수입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는데 중국(34%)만큼은 아니지만 대한(對韓) 수입도 29% 증가했으니 고가의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증명됐는데도 말이죠.

지난해 1인당 GDP가 7800달러로, 2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지만 실물경제 구매력이 아직 올라오지 않아 큰 문제입니다. 2018년 크레디트스위스는 상위 1%가 국부의 66.9%를 차지한 태국이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하다고 했습니다.

호황기에도 가격에 민감했던 태국 소비자 대응 전략을 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포장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등 합리적인 가격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프리미엄 가격대를 지불할 수 있는 일부 태국 소비자는 여전히 미국, 유럽, 일본산을 선호하지요. 한국에서 잘나간다는 점을 증명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 때까지 프로모션과 홍보도 필요합니다.

소량 수입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판매하고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2021년 페이스북 사용자 5400만명으로 세계 8위, 인스타그램 1900만명으로 세계 16위라는 태국 SNS 규모를 말해주면 놀라워할 것입니다.

전략적 모호성에 능한 태국인이시지만 성격 급한 한국 기업에는 처음부터 솔직한 평가를 해주세요. 불확실하거나 마음에 안 들더라도 미안한 마음에 겉으로 웃고 배려해주는 태국인의 특성을 ‘끄랭짜이’라고 하지요? 전혀 미안해할 필요 없습니다. 상담 후 빠른 피드백을 한국인은 선호합니다. 바빠서 e-메일 쓸 시간이 없으니 라인(LINE)으로 대화하자고 먼저 얘기해보세요. 한국인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절차적 문제 때문이라도 단기간 계약은 쉽지 않죠. 웬만한 제품은 다 받아야 하는 태국 인증의 필요서류 리스트를 보면 처음에 한국 기업이 혀를 내두를 것입니다. 다만 한국 기업이 선호하지 않지만 독점계약을 한다면 ▷최소 구매 수량 및 산정시기 ▷계약 자동 연장 ▷대상 제품의 구체적인 명시 ▷경쟁 제품 또는 유사품 취급 금지 ▷기술지원 등 비용 부담에 대해 한국 기업이 잘 이해하고 있으니 협의가 쉬울 것입니다.

‘신 것을 참았다가 단 것을 먹는다’는 태국 속담이 있지요? 그간 코로나19를 잘 견딘 만큼 우수한 한국 제품으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이재욱 코트라 방콕무역관 차장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