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무역대표부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강제 이전, 영업비밀 침해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하도록 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따라 자국의 지식재산권 정책과 제도를 개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지식재산권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해지고 있으며, 핵심적인 지식재산권 확보가 곧 국가 안보인 시대에 이르렀다.
다행스러운 소식은 최근 지식재산권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특허 분석기업인 렉시스넥시스가 조사해 발표한 ‘세계 100대 지식기업’에서 삼성전자가 1위, LG전자가 4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기업이 7곳이나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또한 2020년 유럽특허청에서 발간한 ‘특허와 4차 산업혁명’ 보고서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 부문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연구기관으로는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이자 지식재산 부국으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다.
ETRI를 비롯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대한민국 지식재산의 저수조로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통합 출범한 2014년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그동안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출연연이 보유한 특허는 3만8000여건이며, 활용특허 비율은 32.1%였다. 그러나 2021년에는 보유 특허가 4만6000여건으로 늘어났고, 활용 특허 비율도 37.8%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미활용 특허의 비율은 14.5%였던 것에 반해 9.9%로 줄어들었다. 출연연의 국제 과학기술 인용색인(SCI) 논문 게재도 2014년 4400여건에서 2021년에는 6600여건으로 약 50% 증가하였다. 특히 전체 게재 논문에서 SCI 논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6.8%에서 75.5%로 증가함으로써 출연연에서 발표하는 논문 4편 중 3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SCI 논문이 되었다.
한편 출연연은 지식생산자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생산된 지식이 기업으로 이어져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 출연연이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을 통해 확보한 한 해당 기술료는 2014년 807억원 수준에서 2021년에는 1231억원을 달성하였다. 또한 최근 5년 사이 해외로의 기술 이전을 통해 창출된 기술료도 860억원에 달한다. 출연연의 기술력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점차 높은 가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점차 가속화하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혁신적인 지식재산은 그 자체가 국가패권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G5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지식재산이 더 많이 창출되고, 이들이 산업계로, 사회로, 세계로 확산되어 국가를 성장시키는 혁신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재산의 가치사슬에서 출연연이 산·학·연 협력의 허브이자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해 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출연연에서 생산되는 지식재산의 질적·양적 수준을 꾸준히 높여나간다면 이 지식재산이 가혹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를 지켜줄 국가의 전략자산이자 보루(堡壘)가 될 것이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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