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법조계서 노정희 사퇴 요구 거세
盧 “6월 지선 목전, 책임 다해야”…사퇴 ‘거부’
70여 일 남은 지선 이후 사퇴 여부 결정될 듯
김명수 대법원장, 관행깨고 노정희 파격 발탁
노정희 사퇴시 ‘인사 책임론’ 불가피할듯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정치권에 이어 법조계에서도 사퇴 요구론이 불거진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히면서 거취표명 여부는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선관위원 9명 중 2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원장 사퇴가 어려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 사전투표 부실관리’를 겪은 위원장의 신뢰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9명이 정원인 선관위원은 현재 7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별보좌관 출신 이력으로 친여 성향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조해주 상임위원은 지난 1월 사퇴했다. 국민의힘 추천 몫인 문상부 선관위원 후보자는 여당의 반대로 3개월간 임명 절차가 흐지부지된 끝에 후보 직을 반납했다.
여기에 김세환 사무총장도 지역선관위로 이직한 아들 채용 승진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임기를 7개월 남기고 사퇴한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법상 7명 체제도 문제는 없다. 선관위원 과반수인 5명이 출석하면 회의를 열 수 있고, 출석 위원의 과반이 동의하면 안건 의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20대 대선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로 선관위가 불신을 초래하면서 노 위원장의 사퇴 요구 여론도 거세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지난 사전투표 논란이 불거진 직후 “선거관리 업무를 관장하는 독립된 기관을 대표하고 그 사무를 통할하는 자로서 선거업무 종료후 당연히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나아가 이번 혼란 사태의 진상을 정확하게 조사하여 관련자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거부 시 ‘국회 탄핵 소추안’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노 위원장은 지난 17일 선관위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현 상황에서 목전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더 이상 흔들림 없이 준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으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것이 책임을 다하고자 함임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이후에 따로 사퇴 의사를 밝힐지는 아직 유동적인 셈이다.
만약 노 위원장이 선관위원장 직을 사퇴한다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 중 1명을 중앙선관위원으로 지명해야 한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후 관례상 위원들 사이 호선으로 대법관 출신 위원이 위원장이 된다. 그러나 정권교체기인데다 6·1 지방선거까지 70여 일이 남은 상황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후임 인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 위원장의 결단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후임자를 정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을 그만두더라도 대법관 자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방선거 이후 노 위원장이 사퇴한다면, 김 대법원장의 ‘인사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노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이 관례를 깨고 파격 발탁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통상 선관위원장은 잔여 임기가 여유있게 남은 대법관 중 사법행정 경험이 있거나 지역 선관위원장 경험이 있는 법원장 출신 대법관을 지명해왔다. 김 대법원장은 노 위원장보다 임명 순서가 빠른 대법관이 7명이나 있는데도 노 대법관을 발탁했다. 대법관 임기가 남았는데도 선관위원장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일이 생기면 그보다 선임 중 한 명을 지명해야 할지, 후임에서 골라야 할지 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현 대법관 중 김재형 대법관은 오는 9월 퇴임하기 때문에 선관위원 지명은 사실상 어렵다. 노 대법관보다 선임 중에서 지역 선관위원장 경험이 있는 대법관은 이동원·안철상 대법관이다. 안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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