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손준성 추가 조사 일정도 아직
‘옵티머스’·‘판사문건’ 사건 진척 자체 없어
당선인 수사 어려워…전부 무혐의 가능성
2024년 총선 때까지는 현 체제 유지 전망
“폐지 안돼도 특별감찰관처럼 사문화될 수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새 정부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존폐 기로에 섰다. 출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관련 수사부터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추가 조사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 소환 통보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초 2차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후 손 검사의 건강 문제와 대선 등으로 석달 넘게 수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대선 후에도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손 검사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야 이 사건 결론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신병 확보 후 수사하려던 계획이 어그러진 단계에서 멈춰 있기 때문에 일단 손 검사를 다시 불러야 한다는 게 공수처의 판단이다. 하지만 손 검사가 여전히 건강상 이유로 치료를 계속 중이어서 조사 자체를 언제쯤 마무리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관여 여부에 대한 의혹 제기와 고발로 지난해 9월 시작된 수사지만, 윤 당선인은커녕 6개월 넘게 손 검사 혐의 입증도 난항을 겪고 있다.
공수처 수사 사안 중에선 고발사주 의혹을 비롯한 윤 당선인 관련 사건들이 사실상 유일한 주요 사건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고발 직후 그나마 속도를 냈던 고발사주 의혹 사건 외에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사건과 ‘판사사찰 문건 의혹’ 사건 역시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후 윤 당선인의 신분이 달라져 추가 수사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동안 수사를 통해 혐의점을 찾았다면 조사 명분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수사를 무턱대고 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시민단체 고발을 무더기로 입건해놓고 전부 무혐의로 마무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 교사 의혹에 관한 조사·수사방해 건은 지난 2월 무혐의로 결론냈다.
윤 당선인은 공수처 개혁을 강조하면서 환골탈태하지 못할 경우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폐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반이 안 되는 국민의힘 국회 의석수를 감안하면 당장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적어도 김진욱 처장의 3년 임기가 만료되고, 총선이 치러지는 2024년까지는 현 체제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스로 돌파구를 찾고 신뢰를 얻지 못하는 한 사실상 사문화돼 온 특별감찰관처럼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폐지론이 나온 원인을 되짚어보면 사건 선정 편향성에서 시작됐는데,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라며 “당장 폐지되진 않겠지만 계속 헤매면 수년간 제 기능을 못한 특별감찰관처럼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생 기관의 수사력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긴 쉽지 않지만, 공수처야말로 대장동 사건의 로비 의혹 같은 걸 수사하라고 만든 기관 아니냐”며 “그런 사건을 해낸다면 공수처가 1년에 한 건을 처리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박수쳐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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