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내 조선업체들의 표정도 엇갈리고 있다. 당장 러시아가 발주한 선박들이 자칫 부실자산으로 전락할 가능성과, 유럽연합 국가들의 천연가스 운반선 신규 발주 가능성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러시아와 체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관련 프로젝트의 금액은 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LNG 운반선 7척을 인도해야 하는 계약과,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 선박과 각종 기자제를 공급하는 계약 등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확정 가격으로 선박을 수주해 둔 조선사들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이라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경제제재의 내용에 따라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러시아 루블화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이 논의되고 있는 점은 조선업체들에 큰 부담이다. 선박 인도와 동시에 발주액 대부분을 받아야 하는 조선업의 특성 상, 계약 금액 상당수를 받지 못하고 부실 처리해야 한다.
실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 국가 상당수는 러시아의 SWIFT 퇴출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독일이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유럽발 LNG선 발주 특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와 독일 등 서방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육로 및 해상 수송관이 봉쇄될 경우, LNG선을 통한 대체 수입이 늘면서 관련 선박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독일은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도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관련 러시아 기업과 당국자의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용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의 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내 셰일가스의 유럽향 해상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며 LNG선의 중장기적 발주 모멘텀을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조선업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연료 운반선의 발주 수요 견인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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