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이상가는 사무실 대란
당분간 신규 공급도 제한적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빈 사무실이 없어요” 서울 강남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이야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 회복에 나서면서 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사무실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반면 이들 지역 신규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 결과 여의도와 서울 도심 등 다소 여유가 있던 곳들도 빠르게 공실률이 내려가고 있다.
1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21년 4분기 오피스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A급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5.2%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오피스 공실률은 5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보고서는 “IT 기반 기업의 급격한 성장 및 임직원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증평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임차인 우위에서 임대인 우위의 시장으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여의도 등에 대형 빌딩이 속속 건설되면서, 한 때 기업들을 모시기 위해 1년치 임대료까지 면제했던 과거 오피스 시장이 아닌, 앞으로는 ‘부르는 대로 줘도 기다려야 하는’ 사무실 구하기가 별따기 만큼 어려운 시절이 도래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서울의 오피스난은 특히 판교에서 심한 모습이다. 지난 4분기 판교에서 대규모 ‘판교 테크원’ 신규 공급이 있었지만, 여전히 임차 기업 대부분은 자리를 찾지 못했다. 판교 터줏대감 격인 네이버가 선임차 계약으로 입도선매 한 까닭이다. 4분기 판교 오피스 공실률은 0%로 집계됐다.
심지어 판교에서 빈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인근 분당에서 자리잡는 경우도 나왔다. 알스퀘어 빅데이터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판교를 임차 1순위로 희망했던 76개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분당에 자리잡았다.
판교의 사무실 대란은 강남 이상이다. 4분기 강남 권역의 경우 평균 공실률 0.6%로 판교와 마찬가지로 빈 사무실이 없었다. 다만 강남에서는 지난해 신사스퀘어, 루첸타워, 케이스퀘어 강남2, 삼성생명 대치타워 등이 신규 공급됐고 대기업들이 속속 임대차 계약을 체결 완료하면서 일부 순환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판교, 강남, 그리고 서울 전체 사무실 부족 현상이 3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향후 3년간 임차 가능한 신규 공급은 수요 대비 부족한 실정”이라며 단기간 확충이 쉽지 않은 대형 오피스 시장 특성 상, 지금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