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성능 SSD와 그래픽 D램 등 공급

“내년 1월,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들어갈 것”

반도체 공급받는 글로벌 제조사 테슬라 說 솔솔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반도체를 공급하며 자율주행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내년 1월 테슬라에 탑재할 반도체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공급 소식도 전해졌는데, 해당 반도체 수주 기업 역시 테슬라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자율주행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고성능·고용량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제조사의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첫 주에 테슬라에 공급할 차세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테슬라의 픽업트럭인 ‘사이버 트럭(Cyber truck)’에 이 칩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신제품 칩은 국내 화성 공장에서 7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 중인 것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부터 해당 칩을 삼성 파운드리에 위탁 생산 중으로, 이전까진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서 해당 칩이 양산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큰 손’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 퀄컴, 폭스바겐, 샤오미 등을 핵심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도 테슬라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최적화된 ▷피씨아이이 젠쓰리 엔브이엠이(PCIe Gen3 NVMe) 256GB(기가바이트) SSD ▷2GB DDR4 D램 ▷2GB GDDR6 그래픽D램 등 3종과 자율 주행 시스템용 ▷2GB GDDR6 그래픽D램 ▷128GB 유니버셜플래시스토리지(UFS) 등 이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제품을 공급하게 된 것은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율 주행 시스템이 확대되고 고해상도 지도, 동영상 스트리밍, 고사양 게임 등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고용량 SSD와 고성능 그래픽 D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반도체 교체 주기가 7~8년에서 3~4년으로 단축되고, 서버급 성능과 용량이 필요한 시장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단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업계 최초 차량용 UFS를 선보인데 이어, 서버급에 탑재되는 고성능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그래픽 D램을 내놓으며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공급되는 256GB(기가바이트) SSD는 연속읽기 속도 2100MB/s(메가바이트퍼세컨드), 연속쓰기 속도 300MB/s로 업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기존 차량용에 탑재되는 이엠엠씨(eMMC)보다 각각 7배, 2배 가량 빠르다.

2GB GDDR6는 핀당 최대 14Gbps(기가비트퍼세컨드)의 데이터처리 속도를 지원해 운전자가 다양한 고사양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고, 대량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번 제품들은 영하 40℃ 에서 영상 105℃까지 극한 환경에서도 동작하도록 높은 안정성도 확보됐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 규모가 오는 2030년 연간 290억 달러(한화 약 33조24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자율주행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은 지난 2019년(연간 110억 달러)의 약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는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2단계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관련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단계 이상 자율주행 차량에서의 반도체 수요가 2019년 40% 수준에서 2030년 85%로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2025년까지는 2단계 차량에서의 반도체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나, 이후에는 4단계 차량에서의 반도체 수요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다시 한 번 반도체 업체의 중요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