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식 이화여대 대외부총장 인터뷰
코로나 이후 강의만족도 ’4.35점→4.50점’
“온ㆍ오프융합 교육혁신…‘더 베스트’ 구축”
강의실 혁신…4면 칠판·바퀴달린 의자 도입
“재정난 극복 위해 연구중심대학 지향해야”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대학의 교육방식에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온라인이 생각보다 할 만하고 장점이 꽤 많다는 의견이 의외로 많았고, 온라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신경식(56) 이화여대 대외부총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대학에서 강제적으로 비대면 교육이 이뤄진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인 신 부총장은 올 3월부터 학교 교육혁신단장으로 이화여대의 교육·연구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를 최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에서 만나 대학의 미래교육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온라인 강의 만족도, 오프라인보다 높아”
“코로나19를 계기로 강제적인 상황에서 교수와 학생 모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체험하는 상황이 됐는데, 의외로 온라인이 할 만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온라인은 저렴하고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학생들의 강의평가 만족도가 오히려 상승했어요. 알아보니 서울대, 연세대 등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올 1학기 이화여대에서 진행한 강의평가에 따르면, 수업방법과 수업자료 모두에서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학기 강의 만족도는 4.35점이었지만, 올 1학기에는 4.50점으로 높아졌다. 2020년 1학기는 갑작스런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만족도가 4.34점으로 최근 3년 간 가장 낮았다.
또 5.0점 만점 기준 강의평가 4.5점 이상 교과목 비율이 2019년 1학기에는 42.64%였지만 올 1학기에는 64.40%로 상승했다. 반대로 강의평가 3.3점 이하 교과목 수는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업방법이 학습내용을 이해하는데 적절했다’는 문항이 지난해 1학기(4.26점) 대비 0.22점 상승한 4.48점을 기록했다. 또 ‘수업자료가 강의를 이해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문항에서는 지난해 1학기(4.32점) 보다 0.21점 오른 4.53점을 기록했다.
다만, 신 부총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수업이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장점을 발견함과 동시에 온라인만으로는 충분하지도 않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했다. 예컨대 체험이나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수업이나 토론 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교수와 학생 모두가 체감하는 좋은 경험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생겨난 변화 중 가장 큰 것은 온·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수용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대학 교육은 이제 코로나19 이전처럼 대면수업만으로는 안되고 둘의 장점을 융합한 새로운 교육 방법론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온·오프융합 교육혁신…자체 교육모델 ‘더 베스트’
신 부총장은 코로나19가 불러온 교육의 위기를 기회로 이화여대의 교육방식을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가 모여서 수업하고 가르치는 곳인데, 모일 수가 없다는 큰 위기를 맞은 셈이죠. 대학은 크게 보면 연구, 교육, 봉사라는 세가지 축이 있는데, 연구는 큰 지장을 받지 않았고 교육은 그 돌파구로 새로운 교육방법론을 모색하게 됐습니다.”
이화여대는 온·오프 융합 교육혁신인 ‘더 베스트(THE BEST)’라는 고유의 교육모델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3시간 수업이 모두 진도를 나가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절반은 온라인으로 개념을 학습하고 나머지 절반은 오프라인에서 모여서 심화학습·토론 위주의 수업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수업시간 전에 교수자가 제공한 온라인 영상 등의 각종 자료들을 학생이 미리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과제풀이나 토론 등이 이루어지는 블렌디드 러닝인 ‘플립트 러닝(Flipped Learning)’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신 부총장은 “기존 주 1.5시간씩 두 차례, 한 학기에 총 3학점을 이수하는 과목의 경우 온라인은 개념 학습, 오프라인은 심화해 적용하는 식으로 수업 현장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는 내년 1학기부터 200개 과목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이화여대 전체 1000여 개의 과목 중에서 20~25% 교과목을 교수들에게 자발적으로 신청을 받아서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총 4학기 정도를 시범운영 한 뒤 본격 적용하게 되면, 대학 교육에 질적으로 혁명적인 변화가 생겨날 것이라고 신 부총장은 기대했다.
“기존의 소위 진도를 나가는 수업, 개념학습 위주로는 평생 살 수가 없습니다. 대학에서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을 충분히 체험하면 나중에 적응 능력이 좋아지겠죠. 이런 대학의 변화가 미래사회에서 여러 직업을 갖는 인재들에게 큰 토양이 될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진도를 논하지 않고, 문제 해결력, 창의력 등 실천적인 것을 중점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는 전체 강의실의 약 10% 가량을 완전히 새로 바꿨다. 한 방향으로 바라보는 강의실이 아닌 앞뒤가 없고, 의자에 바퀴가 달려 있고 칠판도 4군데에 있는 그런 강의실이 만들어졌다. 지식 전달 중심이 아니라 토론하고 조별 모임을 하는 능동형 강의실이다.
연구 역량, 세계 수준 극대화 ‘프론티어 10-10 사업’
신 부총장은 ‘더 베스트’가 이화여대 교육의 혁신 방향이라면, 연구 혁신으로는 ‘프론티어 10-10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세계적 수준의 성과 창출을 위해 연구역량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3월 취임한 김은미 총장 주재로 연구개발(R&D) 혁신단을 만들어 ‘프론티어 10-10 사업’을 시작했다. 미래사회 유망 분야 10개와 선도·도전 분야 10개씩을 각각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인 석학들을 대학으로 초빙해 분야별 국제적 연구 경쟁력을 지니는 석학들과 함께 연구역량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신 부총장은 “연구가 전제가 돼야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다”며 “향후 2~3년 간 1000억원 정도를 R&D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대학이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등록금의 비중을 낮추고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신 부총장은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전체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밖에 안된다. 중소형 규모의 대학들은 등록금 비중이 90% 이상이고, 지방대는 등록금 비중이 거의 100%를 차지한다”며 “반면 미국 하버드대는 전체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령인구는 계속 줄고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대학들이 재정 위기를 극복하려면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해 산학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연구 지적재산권을 기술 이전하는 등 방법을 모색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신경식이 걸어온 길
▶1965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
▶1991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MBA
▶1998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 경영공학박사
▶1999년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현)
▶2004년 이화여대 지식시스템연구센터장
▶2006년 이화여대 자금팀장·재무부처장
▶2010년 이화여대 경영연구소장·재무처장
▶2011년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장
▶2012년 이화여대 기획처장
▶2017년 한국경영학회 수석부회장
▶2019년 KB국민카드 사외이사
▶2020년 한국빅데이터학회 차기회장
▶2021년 이화여대 대외부총장·교육혁신단장(현)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