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인터뷰
“약탈적 징세… 원고 1000명 목표”
“위헌 요소 많아, 가능성 70% 넘어”
“조세심판청구부터 시작, 꼭 위헌 얻어낼 것”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변호사 A씨는 지난 11월 부과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기 위해 신용대출 7000만원을 받았다. 세금을 내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이다. 법인 이름으로 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B씨는 1년 만에 종부세가 20배 늘었다. 작년 200만원이던 B씨의 종부세는 올해 4000만원이 됐다. 이들은 모두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이끄는 ‘종부세 위헌소송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2017년 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제49대 변협 회장을 지낸 김 전 회장(법무법인 세창 변호사)은 ‘종부세 단체 위헌소송’을 위한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그는 “이건 국가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노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며 “1년 만에 (세금이)3배 가까이 늘어난 건, 정당한 과세권의 행사가 아닌 약탈적 징세”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올해 부과된 종부세에 3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강조한다. 재산권 침해(헌법 제23조)와 조세법률주의(제59조) 위반, 권력분립의 원칙(제40조·제66조4항·제101조1항) 위반이 그것이다.
그는 “핵심은 재산세가 중복된다는 것”이라며 “종부세 내고 재산세 내는 데 팔 때에는 양도소득세까지 3중으로 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의 재산권 침해”라고 말했다. 또한 국회가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정하지 않고, 정부가 과세표준을 인상해 종부세를 부과한 것은 ‘조세법률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주택자라고 세금을 (종전의)2~3배, 6%까지 내는 건 공평과세 원칙에도 반하고, 예상하기 힘든 과도한 조세 부담은 신뢰 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 세대별 합산 과세 등에 대해선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종부세 자체는 합헌이라고 봤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그때는 가구별 합산, 합산 원칙 등이 주된 포인트였지만 이번엔 2주택자에 대해 세율을 달리하고 누진적으로 하는 게 문제”라며 “또 1주택자도 종부세를 획일적으로 받는 것에 대해 헌재가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종부세 자체가 잘못됐다’와 예비적으로 전체가 잘못되지 않았더라도 ‘부가처분은 잘못됐다’ 두 가지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번 소송이 ‘상위 2%’를 위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2008년과 달리 지금은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과세 범위도 달라 예전 기준으로 위헌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종부세 상승은 월세 상승이나 전세 회피 등으로 이어져 소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는 논리다. 그는 “최소 국민 50%에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헌재에서 위헌이 나올 가능성은 7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헌 소송을 위한 그의 계획 중 첫 단계는 ‘조세심판 청구’를 하는 것이다. 통상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원고가 한 사람일지라도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만, 조세 소송은 조세심판 없이는 환급을 받을 수 없어 단체 소송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조세심판 청구는 고지서를 받은 후 90일 이내에 해야 해, 내년 2월 19일까지 청구를 해야 한다.
김 전 회장은 이후 행정소송과 법원에 위헌법률 심판제청 요청을 동시에 진행하고, 법원이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안 해줄 시, 헌재에 직접 헌법소원을 청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종부세가 부과되는 내년 11월까지 시간이 빠듯해, 첫 단계인 조세심판 청구를 가급적 올해 안에 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내년 종부세 부과 전에 헌재가 결론을 내려면 결정이 10월엔 나야 할 것”이라며 “행정소송 재판부에도 ‘이 사건 데드라인은 10월’이라고 강조하고, 법원에도 위헌제청을 하려면 3~4월엔 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단체 위헌 소송에 나설 것임을 알린 이달 1일에만 20명이 모였다고 했다. 원고 1000명을 목표로 한다는 그는 “느낌으론 이번 소송의 원고 수가 역사상 가장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 함께 하겠단 뜻을 밝힌 사람 중엔 ‘조세 폭탄’이라고 말한 사람부터 ‘금액은 적게 나왔지만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해 함께 하겠다’는 원로 변호사도 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도 이번 소송에 참여한다. 김 전 회장은 “소송에 참여하는 변호사들은 일단 원고로 참여하지만, 대리인으로 할 것인지도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소송에 임하는 각오로 “꼭 조세 사건이라기 보단 국민의 기본권 쪽에 포커스가 주어진 사건”이라며 “위헌적 성격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반드시 위헌결정을 얻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으니 공개 변론도 신청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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