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인공적 정형식 정원이 주류를 이룬다면 영국은 손대지 않은 자연풍경식 정원이 특징을 이룬다. 유럽과 일본 등의 정원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미국 정원은 낯설다. 전문 가드너인 박원순씨는 미국 대륙 600여개 공공정원 중 역사나 규모 등에서 독보적인 22개 정원을 직접 찾아가 또 다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지닌 미국식 정원 이야기를 들려준다.
600여장의 풀컬러의 생생한 사진은 그대로 정원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만드는데, 특히 각 정원이 품고 있는 남다른 이야기는 귀를 솔깃하게 한다.
마크 트웨인, 찰스 다윈, 토머스 헉슬리가 사랑한 웨이브 힐의 역사는 눈길을 끌 만하다.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 웨이브 힐 하우스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10대 때 머물렀으며, 마크 트웨인도 이 집에 거주하며 작가들과 교유했다. 헉슬리는 이 곳의 자연경관에 매료, 강 건너 펼쳐진 팰러세이즈 절벽을 세계적으로 위대한 경이로움이라고 표현했다.
박물자유의 여신상을 만든 조각가 바르톨디가 설계한 조각상 분수가 있는 정원, 매일 오후1시와 3시에 62미터 탑 위에서 60개의 종으로 30분간 연주하는 정원, 한국산 진달래와 히어리로 조성된 산책로가 있는 미국 정원도 있다. 저자는 다양한 테마로 현장을 안내하듯 풍경과 조경, 식물과 생태, 건축물과 예술작품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미국에는 600개가 넘는 공공정원이 있다. 저자는 주로 미국의 가든 캐피털이라 불리는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를 중심으로 미국 동부 지역의 정원 22개를 네가지 주제로 탐방한다.
연중 화려한 꽃들의 축제가 펼쳐지는 디스플레이 가든이 그 하나. 꽃들의 천국 롱우드 가든을 비롯, 식물연출의 예술을 보여주는 챈티클리어, 웨이브 힐 등 새로운 개념의 꽃축제로 안내한다.
숲길을 산책하며 온갖 야생화를 즐길 수 있는 마운트 쿠바 센터 , 다양한 식물 서식지를 그대로 정원화한 가든 인 더 우즈 등 힐링 가든,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온전히 보전된 덤바턴 오크스,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에드워드 복의 꿈과 낭만을 담아낸 플로리다의 복 타워 가든 등 히스토리 가든도 만날 수 있다.
공공을 위한 공간으로서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테마를 지닌 미국 정원의 특징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미국의 정체성을 닮아있는듯하다.
책은 식물과 정원에 대한 다양한 지식 뿐아니라 공공정원 문화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제공한다.저자는 에버랜드에서 식물 전시를 담당하다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전시기획업무를 맡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미국 정원의 발견/박원순 지음/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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