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3대 관전 포인트

최 부회장 등기임원직 ‘컴백’

배터리 등 미래사업 주도 가능성

‘이사회 실험’ 첫 평가무대 의미

CEO 해임·연임, 보수에도 관여

美 친환경사업 대규모 투자 따른

북미 사업 총괄직 신설 관측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019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019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올 SK그룹 정기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복귀 행선지가 되고 있다. 최 부회장의 취업제한이 지난달 말 해제되면서 경영 일선으로의 컴백이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성장 리딩 어디서...‘배터리 or 수소’?=최 부회장은 계열사 펀드 출자금을 선물옵션 투자에 유용한 혐의에 따른 취업 제한 조치로 2014년부터 SK그룹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하지 못했고, ㈜SK와 에너지·가스 부문 계열사인 SK E&S의 미등기임원직만 유지해 왔다. 최 부회장은 SK온이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나 SK E&S가 앞장서고 있는 수소 부문서 활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최 부회장이 사업 초기부터 깊이 관여한 영역이다. 물리학(브라운대 학사)과 재료공학(스탠퍼드대 석사) 학위를 받은 공학도 출신으로 일찍부터 배터리 사업의 전도유망함을 보고 최 회장에게 공격적인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최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만난 자리에도 동석했으며, 올 최 회장이 투자 진행 상황 점검 차원에서 나선 미국 출장길에도 동행했다. 이노베이션 헝가리 배터리 공장,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기공식 등 그룹의 다양한 배터리 관련 행사에 꾸준히 얼굴을 비쳐왔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조지아주 기공식 자리에서 “우리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는 친환경적이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SK는 최고의 기술을 갖춘 글로벌 ‘톱티어(최상위권)’ 회사가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이 SK E&S로 복귀, 수소 관련 사업을 주도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SK E&S는 최 부회장이 유일하게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계열사이기도 하다.

SK E&S는 기존 도시가스사업에 더해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 그룹의 수소 비전을 최전선에서 수행하고 있는 자회사다.

최 부회장은 2005년 SK SK E&S의 전신인 SK엔론의 지분매각 과정을 중재한 공로로 SK엔론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뒤 2014년 수감 전까지 10년간 SK E&S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일한 바 있다.

일각에선 최 부회장의 복귀를 두고 최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을 필두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 의지를 다소 희석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 회장이 현재 대한상의 회장까지 맡아 업무가 과중해진 상태에서 최 부회장의 등판으로 경영 안정을 꾀해야 한단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사회 파격실험 나올까=또 이번 인사는 올 초 발표한 ‘이사회 실험’의 첫 평가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해부터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CEO) 평가·보상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최 회장이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단행한 결정으로, 국내 대기업 중 첫 시행되는 인사평가방식이라 이에 따라 재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계열사 이사회 산하 인사평가보상위원회는 CEO 평가에 돌입한 상태로 이를 토대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지게 된다.

인사평가위는 평가 결과에 의거, CEO 해임 또는 연임을 제안할 수 있고 보수 적정성에 대한 의견까지 낼 수 있도록 했다. 주요 계열사 평가위 위원장은 독립성·투명성 보장 차원에서 인사위원회 위원장 또는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SKC, SK케미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은 내년 3월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북미총괄직 신설 촉각=여기에 최근 북미 사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관련 조직 개편이나 인사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SK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배터리·수소 등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총 520억달러(약 61조원)를 투자하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SK하이닉스도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서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추진 중이어서 북미 총괄직이 신설될 수 있단 관측이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