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CME그룹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올해의 선수'를 2번 차지했다. [사진= LPGA투어]
고진영이 CME그룹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올해의 선수'를 2번 차지했다. [사진= LPGA투어]
고진영은 최종전에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잡는 무결점 경기를 했다.
고진영은 최종전에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잡는 무결점 경기를 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마지막 날 9언더파를 치면서 우승한 것이라 남다르다.” 고진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총상금 5백만 달러) 마지막날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 64타를 10년 만에 깨고 우승한 것에 의미를 뒀다. 고진영은 2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파72 655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고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하면서 한 타차 우승했다. 이로써 고진영은 이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에 두 번 올랐다. 또한 여자 골프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인 150만 달러(17억8500만원)를 보태면서 3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올해 상금은 350만2161달러(41억6757만원)이다. 시즌 5승으로 다승왕 등 각종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LPGA투어 개인 통산 12승으로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에 이어 김세영(28)과 함께 세 번째 통산 다승자가 됐다. 지난달 한국에서 BMW레이디스챔피언십으로 한국 선수의 200승을 달성한 이후 1달 만에 또 우승을 추가했다.

고진영은 3라운드에 6타를 줄이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LPGA]
고진영은 3라운드에 6타를 줄이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LPGA]

고진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담이 심했다. 넬리 코다(미국)와 개인 타이틀 경쟁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다 지난 봄부터 이어온 왼 손목 통증 때문에 이번 대회 내내 시달렸다. 지난 3월 조모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생애 처음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 그 이후로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고진영은 “매니저와 캐디 등 좋은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에서 힘을 얻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 대회는 첫날 25위에서 시작했으나 셋째날엔 7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로 마침내 뛰어올랐고 최종일엔 긴 거리 퍼트를 다 집어넣고 퍼트수 28개에 불과했다. 18개 홀에서 정규 타수 안에 공을 그린에 올렸을 정도의 무결점 플레이를 했다. 대회를 마친 뒤 LPGA투어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소개한다. 대회 우승 소감이라면? - 너무 기쁘다. 열심히 잘 하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오늘 결정적인 모멘텀이 있었는가?- 많았는데, 첫 홀에서 버디를 한 것이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매 샷 할 때마다 후회없이 경기를 하고 한국에 가자고 생각했다. 결과는 어찌됐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시즌 5승, 상금랭킹 1위, 올해의 선수상 등 많은 것을 이뤘는데, 가장 뜻깊게 다가온 것은 무엇인가?-사실 넬 리가 지난주에 우승하면서, 이번 주에 우승하지 못하면 올해의 선수상은 못 받겠다고 생각했다. 우승을 네 번이나 했는데 올해의 선수상을 못 받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오늘 라운드에 집중했다. 우승을 하면 많은 타이틀이 따라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집중했고,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 딱 한 가지에 목표를 두지는 않았고, 오늘 라운드에 집중하고 싶었다.많은 것을 이뤘는데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시즌 초를 생각하면, 우승을 한 개라도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스윙 코치도 바꿨고, 클럽도 퍼터도 바꿨다.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고 또 올림픽도 치렀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것도 있었다. 정말 그 어느 해보다 감정기복이 심했다.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11번 홀에서 손목이 너무 아파서 울면서 티박스에서 세컨드 샷지점으로 걸어가는데, 캐디가 ‘기권해도 괜찮다’면서 아프면 안 쳐도 된다고 했다. 아팠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권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감정기복이 한 해였던 것 같다. 정말 그때 포기하지 않아서 하늘에서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니 우승이라는 선물을 주겠다’라고 하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신기하고 좋은 한 주였다.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그런 순간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정말 슬플 때는 많이 울기도 울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대로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골프가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자연의 이치처럼 물 흘러가는 대로 그 상황에 맞춰서 후회없이 원없이 내 자신에서 솔직하게, '사람' 고진영에게 솔직해지자고 생각했다. 감정을 속이지 말고 정말 솔직하게 모든 것을 다 한 것 같다.올해 남은 일정이 있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골프채를 멀리 놓고 골프 생각 안 하고, 배 위에 감자튀김을 올려놓고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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