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계속된 전세시장 불안

내년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차

갱신청구권 만료 매물 ‘키 맞추기’

내년 전국 전셋값 6.5% 상승 예상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약 2년 4개월 동안 단 한 주도 빠짐없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도 쉼 없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더 뛸 일만 남았다는 암울한 전망이 이어진다.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되는 내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물량이 시세에 ‘키 맞추기’ 한 가격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상승했다. 올해 8~9월 주간 상승률이 0.17%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다소 줄었으나, 0.10%대 상승이 19주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부터 123주 동안 한 주도 빼놓지 않고 올랐다. 그만큼 전세시장의 불안이 장기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집주인의 반전세·월세 선호 현상, 청약대기·학군·이주수요, 입주물량 감소,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31일 시행된 새 임대차법은 전세 품귀현상을 가속화하고 4년치 임대료를 한 번에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은 내년에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거나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온다. 내년 하반기는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갱신계약했던 전세물건이 신규계약으로 전환하는 시점이다. 집주인들은 새 임대차법에 따라 갱신계약 시 전셋값을 5% 이상 올리지 못했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후 신규계약을 맺을 때는 대폭 상향한 가격에 전세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갱신·신규계약 간 이중가격이 뚜렷한데, 내년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매물이 시세와 키 맞추기에 나서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분양, 공공참여 정비사업 등으로 전세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은 서울의 입주물량이 더 줄어 단기적으로 전셋값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2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전셋값 상승률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6.5%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내년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와 시장가격에 거래될 것”이라며 “그간 정부 규제로 눌려 있던 집주인의 심리를 고려하면 내년에는 올해 상승폭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낀 계약을 맺는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인의 전셋값 증액 요구에 응할 수 없는 임차인들은 보증부 월세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정부는 올 연말께 추가 전세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요 방안으로 ▷도심 내 자투리땅 활용 ▷사전매입약정 확대 ▷빌라 등 단기공급 물량 확보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주택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