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특급호텔서 대교협 모임 31회…5억 지출 

올 7월 부산 특급호텔서 총장 132명 세미나

임원 묵은 객실비, 1인당 60.5만원…대학생 한달 월세

호텔 비용은 학생 등록금으로 마련된 회비로

지난 달 9일 부산 남구에 있는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는 전공 실험 실습수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있다. [연합]
지난 달 9일 부산 남구에 있는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는 전공 실험 실습수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의 학사운영이 장기간 비대면으로 진행돼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학 총장들은 특급호텔에서 등록금으로 대면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동용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교협이 실시한 이사회·정기총회·세미나 40회 가운데 31회가 특급호텔에서 개최됐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올 7월1,2일에는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 총장 132명 비롯해 약 150여명이 모였다.

대교협은 ‘고등교육법’제10조에 따라 설립된 법정 대학 협의체로, 전국 4년제 대학 199개교가 회원으로 있다. 주요 역할은 전국 대학의 학사, 재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각 대학 총장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다.

최근 5년 간 대교협이 특급호텔에서 이사회·정기총회·세미나를 개최한 건수는 총 31회, 총 지출액은 약 4억9978만 원이다. 모든 비용은 대교협 회비회계에서 집행됐다.

매년 대학은 학생 등록금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기본금과 학생수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대교협 회비로 납부하고 있다. 즉, 학생 등록금으로 특급호텔에서 회의를 개최해 오고 있는 것이다.

대교협은 매년 하계휴가 기간에 총장들이 모여 교육 현안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주요 참석자는 회원대학 총장과 교육부 및 대교협 관계자, 교육부 출입기자단으로 매년 150여명이 모인다. 그런데 20년 하계 총장 세미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이유로 취소했는데 정작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던 올 7월에는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총장 132인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강행했다.

정보 교류라는 세미나의 취지와는 달리 행사에 쓰인 식대와 숙박비도 고액으로 확인됐다.

2021년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주요 참석자들은 1인당 오찬 5만4000원, 만찬 8만9000원, 간식 2만6000원과 와인을 제공받았다. 이들 식대로 지출한 비용만 약 2100만원에 달했다.

또 1박2일로 진행된 세미나로 참석자들에게 숙박도 제공됐다.

대교협 임원진에는 1인당 60만5000원의 객실을, 행사진행요원을 비롯한 나머지 참석자 56명에게는 14만원의 일반 객실이 각각 제공됐다. 대교협은 2020년을 제외하고는 1회장 평균 약 7200만원이 드는 특급호텔 세미나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서동용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끊이지 않는데도 대규모 호텔 대면회의를 고집하는 대교협의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학의 어려움을 호소하기에 앞서 대학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방만한 기관 운영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