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실내, 공간·편의성 돋보여
풍절음·노면소음 등 단점 보완 ‘굿’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사진)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첨단 모빌리티의 집약체였다. 조용한 실내와 높은 효율성뿐만 아니라 공간, 편의성 등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기아의 치밀함이 돋보였다.
서울 성수동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에서 만난 ‘EV6’는 패밀리카의 계보를 잇는 상품성이 특징이었다. 제원상 전장과 전폭은 각각 4680㎜, 1880㎜다. 휠베이스는 2900㎜로 1열과 2열의 거주성은 나무랄 데 없었다.
기아의 디자인 언어는 전기차에 걸맞게 미래적으로 바뀌었다.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로 명명된 전면부는 세련됐고, 수평적인 느낌을 강조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풍성한 실내 공간을 강조한 듯 보였다.
실내 역시 익숙함을 택했다. 세세하게 살펴본다면 내연기관차와 다른 구성이 돋보이지만, 전반적인 조작 체계에서 이질감은 없었다. 센터 콘솔에 터치식으로 구성된 시트 열선·통풍 기능과 디지털 클러스터, 증강현실을 반영한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실내 V2L 콘센트 등이 꽤 실용적으로 다가왔다.
해치백 스타일이 주는 공간의 장점은 컸다. 넉넉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1열과 2열의 거주성은 부족함이 없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300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엔진룸으로 둔갑한 ‘프렁크(프론트 트렁크’는 덤이다.
시승 모델은 77.4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 어스 사륜구동(4WD)으로, 최대 주행거리는 산업부 인증 기준 475㎞다. 주행 전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89%, 주행 가능 거리는 에어컨 작동 시 383㎞로 나타났다.
강변북로를 빠져나와 포천으로 향하는 길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조금을 망설임 없이 속도계 숫자가 올라갔다. 엔진 회전수에 따른 변속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던 내연기관차가 구시대적인 유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39kW의 출력은 기대보다 더 빠르고 강력했다. 처음 보는 증강현실 HUD의 완성도도 만족스러웠다. 수평적인 구성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앞차를 인식하는 짧은 선과 내비게이션에 설정된 길을 입체적인 그래픽으로 제공하는 것이 신기했다.
회생 제동을 조정하는 패들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차량 설정에서 세부적인 강도를 조절할 수 있었고, 원페달 운전을 가능케 하는 i-페들이 장거리 주행의 수고를 덜어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두드러지는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한 NHV (Noise·Vibration·Harshness) 대책에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는 외형을 택했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생각보다 적었다. 특수폼이 도로 진동과 내부의 공명음을 흡수하는 콘티넨탈 ‘크로스 콘택트’ 타이어의 효과도 컸다.
승차감은 일반도로에선 불만이 없었지만,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에서는 다소 충격이 느껴졌다. E-GMP이 주는 일체감은 SUV보다 세단에 가까웠다. 시트로 전해지는 느낌이 생각보다 단단했다. 14개의 스피커로 이뤄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서브 우퍼의 부재 속에서도 적당한 공간감과 풍성함을 제공했다.
왕복 140㎞ 구간의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57%, 주행 가능 거리는 238㎞였다. 돌아오는 길에 측정한 전비는 6.1㎞/kWh로, 공인 전비(4.6㎞/kWh)보다 높았다.
과도기적인 시기를 고려하더라도 ‘EV6’는 전기차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EV6 롱레인지’의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판매가격은 에어(Air)가 5120만원부터, 어스(Earth)가 5595만원부터다. 스탠다드 모델은 에어와 어스가 각각 4730만원, 5155만원부터다. 듀얼 모터 4WD, 드라이브 와이즈, 메리디안 사운드, 빌트인 캠, 30인치 휠&타이어 등이 선택품목이다.
아울러 5680만부터 시작하는 GT-라인(롱레인지)은 어스 모델과 같이 드라이브 와이즈, 컴포트, 컨비니언스, 20인치 휠&타이어가 기본이다.
and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