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일 3기신도시 사전청약 시작
성남복정 59㎡ 분양가 7억원 육박
“폭등한 집값에 맞춰 80% 말 안 돼” 여론 폭발
인천 계양 59㎡ 3억5000만원…인근 시세와 동일
“주변 구축 아파트와 새 아파트 비교는 힘들어” 반론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성남 복정 24평 분양가를 7억원으로 하다니요. 나머지 지역 분양가도 따라가고 있지요? 그동안 정부가 집값 폭등을 방치한 이유는 신도시 분양가를 높게 하기 위한 속셈으로 여길 수밖에 없겠습니다.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신도시 아파트를 어떻게 폭등한 집값에 준해서 분양할 수 있습니까?”(국토교통부 여론광장 민원인 조모 씨)
지난 5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은 계획대로 이달 시작되고 주변 시세의 60~80%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1050가구)과 남양주 진접2지구(1535가구) 분양가는 3억~4억원 선, 의왕 청계2지구(304가구)가 4억원 후반~5억원대, 위례(418가구)는 5억원 후반대, 성남 복정1지구(1026가구)는 5억원 후반~7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드러나는 여론은 일단 ‘예상했던 것보다 비싸다’다. 여론광장 민원인이 지적한 성남 복정1지구를 보면 공공분양 전용 51㎡는 5억8000만~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용 59㎡는 6억8000만~7억원에 나올 예정이다. 전용 59㎡를 분양받으려면 적어도 자기자본이 3억5000만원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인근 성남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전용 59㎡는 최근 시세가 11억원대로 형성된 상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성남 복정에서 7억원이면 여전히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긴 하지만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한 주택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분양가 이게 정상입니까?’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이라고 이야기하며, 3기 신도시를 기다려 달라는 정부가 현재의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부동산(집값)을 기준으로 분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 분양가를 현재의 부동산 시세에서 70~80%로 분양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냐, 정부를 믿은 결과가 이렇게 크게 절망감을 안겨줄지 몰랐다”고 되물었다.
그런가 하면 “신축 아파트 치고는 충분히 저렴하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지구 청약을 기대하는 A씨는 “20년이 다 돼가는 계양구 동양동 23평 아파트가 3억원 후반에 거래되는데 인프라가 함께 조성되는 신도시 새 아파트 가격이면 괜찮지 않냐”면서 “여전히 ‘되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계양지구 분양가는 공공분양 전용면적 59㎡가 3억5000만~3억7000만원, 전용 74㎡는 4억4000만~4억6000만원이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는 3억4000만~3억6000만원에 분양가가 형성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로또분양이 아닌 것이 포인트”라며 “여기서 기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과 먼 교외지역으로 가면 갈수록 주변 시세와 거의 차이가 없는데, 여기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면서 “무주택에 각종 요건을 충족시키고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분양이 시세랑 똑같으니 이점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