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김오수 공식 인사 논의 후 엇박자 노출
朴 “충분히 들어” 金 “시간 더 필요” 반복 언급
직제·주요 보직·역진 인사 등 세가지 이견 가능
인사 임박, 중앙지검장에 이정수·심재철 물망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처음으로 ‘고검장→지검장’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된다. 전날 이들은 검사장급 인사와 직제개편안 논의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첫 만남부터 엇박자를 노출했다.
법무부는 4일 검사장급 이상 인사안 발표를 검토 중이다. 전날 인사안과 직제개편안을 놓고 박 장관과 논의한 김 총장은 공개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혔다.
김 총장은 박 장관과의 논의 과정에서 어긋난 대목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다. 논의 주제를 고려할 때 경우의 수는 3가지다. 우선 첫째는 형사부가 직접수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직제개편안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였을 가능성이다. 김 총장은 박 장관과 공식 논의 후 고검 청사를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직제개편안은 일선의 검찰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대로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6대 범죄에 대해서는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둬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인지’ 묻자 “말씀드렸고, 일정부분 직제와 관련해선 장관께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제가 더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동의하지 못하는 김 총장이 박 장관에게 재고 의견을 전했지만 박 장관이 수긍하지 못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의 구체적 인사안을 두고 이견이 생겼을 가능성이다. 특히 자신을 보좌할 대검 참모진과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의 인사 내용이 김 총장 생각과 달랐을 수 있다. 김 총장으로선 취임 직후 단행되는 첫 인사여서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입지가 위축된다. 가뜩이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으며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세부 인사안을 본 김 총장이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을 수 있다.
세 번째는 ‘고검장→지검장’ 인사에 반대했을 가능성이다. 흔히 검찰청법과 대통령령에 따라 ‘대검찰청 검사’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라고 하지만, 기수에 따른 인사와 고검장·지검장 구별이 엄격한 검찰 내 문화를 고려하면 실제 인사 단행 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현재 고검장급 인사는 조남관 대검 차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등 4명이 남아 있다. 만일 이들을 지검장급으로 꼽히는 자리에 보내는 인사안에 김 총장이 동의할 경우 내부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인사안은 4일 발표될 것으로 점쳐진다. 전국 최대 검찰청 지휘를 맡는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유력하게 꼽힌다. 이성윤 현 지검장은 고검장급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전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동안 서울고검 회의실에 마주앉아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승진·전보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 방안을 공식적으로 논의했다. 법무부가 추진 중인 직제개편안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하지만 이 자리를 마치고 나온 박 장관과 김 총장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취재진 앞에 선 박 장관은 “충분히 들었다”는 말을 두 번 반복했고, 김 총장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네 번 언급했다. 논의 과정에 이견이 있었고, 김 총장으로선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법무부는 이를 의식한 듯 두 사람이 공식 논의를 마친 후 오후 6시30분부터 9시가 넘은 시간까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추가 논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