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숙인보호시설 방문조사 실시 후
서울시장에 대응지침·의료체계 개선권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서울시의 노숙인 대상 코로나19 대응지침이 미비하고 의료지원도 부족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서울특별시장에게 코로나19 지속 상황에서 노숙인의 생존권과 안전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숙인 복지시설을 정비하고 대응지침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와 함께 임시주거지원, 무료급식 제공 등의 사업 확대와 노숙인 환자를 위한 의료지원 체계 개선도 주문했다.
이번 권고는 인권위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시 내 노숙인 일시보호시설 2개소에서 방문조사를 실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조사를 통해 일시보호시설의 코로나19 확진자 분류와 격리, 이송 등의 업무처리절차가 미비하거나 부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올해 1월 1일부터 2월 8일까지 서울시 내 노숙인 일시보호시설 5개소에서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29시간이 지나서야 밀접접촉자 분류가 이뤄지거나 격리까지 60시간이 걸리는 등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또 노숙인 응급잠자리 시설이 과밀 수용되거나 밀폐적 구조로 돼 있어 집단감염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이후 거리 급식 제공이 축소되거나 일시 중단되면서 노숙인의 생존권 위협도 커졌다.
의료지원 부족의 문제도 있었다. 서울시 종합병원급 노숙인진료시설 9개소 중 7개소가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4개소에서 노숙인 입원치료가 중단됐고 수술치료 병원은 3개소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병상 부족을 이유로 노숙인 응급환자들의 입원, 응급이송이 거부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인권위 조사 기간 중 혹한기 동상으로 발목 절단 우려가 있는 노숙인 환자가 의료지원을 받지 못한 사례도 포착됐다.
인권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노숙인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생존권마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숙인 인권 보호·증진을 위한 관련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