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교실서 고학년이 저학년 폭행 ‘긴급수술’

학교 폭력 [아이클릭아트]
학교 폭력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중 저학년 학생이 고학년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긴급 수술까지 한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광주 서구 한 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2시30분께 방과 후 교실의 일환으로 배드민턴 수업을 함께 받던 3학년 A군은 같은 학교 6학년 B군에게 폭행을 당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몸풀기를 위해 피구 게임을 하던 두 학생은 공을 던지는 문제로 시비하다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과 후 강사 측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제지할 틈이 없었다"며 "A군의 피를 지혈하는 등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방과 후 강사는 피를 흘리는 A군을 양호실로 데려가거나 학교 관계자에게 보고하는 하는 대신 지혈한 뒤 A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한 뒤 A군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단순히 “싸우다가 다쳤다”는 말을 들은 A군의 부모가 아이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A군은 코피를 많이 흘리는 것 외에 육안으로 보이는 외상은 없는 상태였다. 방과후 강사는 A군을 집으로 돌려보냈고 그 이후 학교측에 보고했다.

맞벌이하는 A군의 부모는 연락을 받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아들의 상태를 살피다 갑자기 멈췄던 코피가 다시 나고 구토를 하는 모습을 보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A군은 얼굴 뼈가 부러지고 두개골에 금이 가는 등 최소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긴급 수술을 해야 했다.

A군의 부모는 “수업 시간 중에 심각한 폭행을 당했는데도 방치된 것과 다름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가 더 큰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를 목격한 A군의 누나가 B군과 같은 반인 점을 고려해 분리 조치를 요구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교 측은 A군의 누나는 직접 피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광주시교육청 등에 관계 규정을 질의한 다음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방과 후 강사에 대한 안전 교육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방과 후 교실 수업까지 일반 교사들이 신경 쓰기에는 업무 과중 등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철저하게 피해자 중심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을 조사·조치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러한 내용의 학교 폭력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방과 후 강사 측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 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점 죄송하다"며 "아이를 병원으로 보내기 위해 보호자에게 학교로 와달라고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께서 집으로 보내달라기에 귀가시킨 것이었지 응급 처치를 하지 않았거나 방치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