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때아닌 ‘도로’ 논란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7 재보궐선거 이전으로 회귀하는 ‘도로 친문당’, 국민의힘에서는 지난해 총선 참패 이전 모습으로 퇴행하는 ‘도로 한국당’ 논란이다. 선거 참패 이후 쇄신을 앞세운 민주당 비주류의 목소리는 힘을 잃었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탄핵 부정론’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두 정당 모두 재보선 이후 3주가 지났지만 나란히 ‘쇄신’을 공언했던 “혁신”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의 경우 윤호중 원내대표 체제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지만 당의 인사·정책 등 마땅한 수습책과 쇄신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우선 초선 의원 그룹 기세가 크게 꺾였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22일 쇄신 방안을 당 지도부에 제시했지만 원론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국 사태’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알맹이가 빠졌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첫 모임을 갖고 ‘조국 사태’에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가 강성 지지층의 집중 공격을 받고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당내 ‘친문 후퇴론’도 폭발력과 힘을 잃었다.
당 쇄신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 예상됐던 전당대회도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도 민심보다 당심을 우선하는 분위기다.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주자들도 근본적 쇄신책보다는 당원 구애 경쟁만 뜨겁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당내 ‘친문’이 사실상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류인사를 지칭하는 용어가 된 모양새다.
여기에 윤호중 원내대표의 ‘현충원 사과’를 놓고는 “어처구니없는 3차 가해”라는 비난이 나오는 등 오히려 잇단 구설로 조용할 날이 없는 여당이다.
재보선에 압승한 국민의힘도 자중지란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당을 떠난 후 과거 회귀 등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벌써 승리에 취해 혁신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합당 건을 놓고도 지지부진이다.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합당 결의’ 결론을 냈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으로 내부는 더 시끄럽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했고, 서병수 의원은 탄핵 부정론을 다시 꺼냈다. 재보선 승리에 취해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친박계 중진은 “때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 하고 못 버틸것”이라며 힘을 싣고 있지만 초선과 소장파 사이에서 “시기상조”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부정론’으로 당이 ‘도로 한국당’ ‘과거 회귀’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을 떠올리면 당의 정체성을 부정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