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종사자 등 일정 연기
진행중인 60세 미만 접종 중지
확보물량 대부분...차질 불가피
불안감 증폭 접종률 하락 예상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둘러싼 ‘혈전’ 논란으로 국내 백신 접종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특수학교 종사자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일정이 연기됐고 현재 진행 중인 60세 미만 접종도 보류됐다.
특히 유럽의약품청(EMA)이 AZ백신과 특히 혈전증 간의 관련 가능성을 인정함에 따라 AZ백신을 둘러싼 불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EMA 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 자문,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 18만명 접종 잠정 연기...EMA “혈전 관련성 있어”=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이날부터 시행될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 및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작시기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어린이집 장애아전문 교직원·간호인력 등 약 7만3271명에 대한 접종이 연기됐다. 또 9일 시작될 예정이던 장애인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결핵·한센인 거주시설, 노숙인시설, 교정시설의 종사자 등 10만9681명에 대한 접종도 보류됐다. 이미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중 아직 접종하지 않은 60세 미만 3만8771명에 대한 접종도 중단됐다. 정부의 이런 조치로 접종이 보류된 대상자는 약 18만명이다.
▶국내 확보 물량 대부분 AZ 백신...접종 계획 차질 우려=EMA가 AZ백신과 특이 혈전증과의 관련성을 인정하면서도 백신 접종의 이익이 크다는 어정쩡한(?)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AZ백신을 둘러싼 논란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앞으로 접종 대상 재조정에 나서더라도 작업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도입되는 백신 1808만8000회분 가운데 AZ백신이 1067만4000회분(5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젊은층에 대한 AZ 백신 접종이 보류될 경우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정부가 AZ백신의 접종을 재개하더라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내에서는 AZ백신 접종 뒤 혈전증 진단을 받은 20대 여성의 사례가 추가 보고돼 불안감이 다소 커진 상황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와 관련 “유럽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하거나 일정 연령층에 대해 제한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백신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60세 이하 접종을 완전히 멈출 경우 접종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Z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가 국내에서도 3명 나왔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정부가 접종률을 높이기보다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종을 목표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AZ백신의 접종 일시 보류 조치로 AZ백신에 대한 신뢰가 더 떨어져 접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문제가 있으니까 접종을 하다가 말다가 한다’고 생각해 불안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손인규 기자
